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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45일차: 불일치
by 푸리 on 19:16:09 in 일기
아침에 일어나니, 지난번과 다른 부분에서 누수가 발생해서 반지하 바닥에 물이 2cm정도 차있었다. 스퀴즈로 긁고, 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로 물을 빨아들였다. 위생 강박 때문에 미국에서 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를 직구 했던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 몰랐다. 그 후 걸레질까지 다 하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그 때까지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마음이 평화로웠다. 너무 놀랍고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그 "평화로움"에 대한 집착이 올라왔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이 평화를 그냥 즐기고 싶어졌다. 그 와중에 바로 옆에서 물이 콸콸콸 쏟아지기 시작했다. 물길을 화장실로 유도해놓고, 다시 또 2시간에 걸쳐 청소를 했다. 그 과정에서 분노나 당황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음에도 몸이 화가 났을 때처럼 점점 뜨거워졌다. 뭔가 마음과 몸이 씽크가 잘 안 맞는 느낌이 들었다. 밖에 나가서 비를 맞으며 걸어야 겠다는 충동이 올라와서 한참을 돌아다녔다. 몸에 닿는 비와 나무의 싱그러움에 감사의 눈물이 조금 흘렀다. 머리를 식히고 집에 돌아와 핸드폰을 보니 이번엔 혼란과 죄책감이 찾아왔다. 단지 대다수의 집에서 누수가 진행 되면서, 입주민들이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손해배상을 받고 항의도 하고 싶어하는 입주민들"이 단톡방에서 폭풍 채팅을 진행중이었다. "나"는 지난 주부터 건물 도면을 공부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고용해 컨설팅을 받고, 시공사를 잘 다독여서 집에 필요한 치료를 하기로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그들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아는데, 힘을 보태야만 하는 게 아닐까? 조용히 내가 원하는 길을 가도 되는 걸까... 그 죄책감을 바라보면서 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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