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진선미 

선: 환하게 웃어주는 목희의 웃음

-오늘의 주제: 자연에 말걸기 둘째날 

오전에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사람들과 돌아가면서 동의구하기 절차에 대해 서로에게 강의해보았다. 

그런데 내 안에서 경험적으로 아주 분명하게 확인된 것이 아닌데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니 그 내용이 더 아리송하게 다가왔다.

정말 식물이 나의 뜻을 전달받고 자신의 뜻을 전할까? 

정말 생명계 무의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을까? 

다 나의 착각인 것은 아닐까? 

동의를 구하기 실습 시간에 그런 의심을 안고 동의를 구하니 번번히 거절당했다. 

그러다가 잠시 목희를 보면서 동의를 구해보았는데 갑자기 목희가 나에게 갖는 호의와 열림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목희보다 내가 더 지성이 높다고 여기고 스스로를 더 높이 보았기 때문에 전에는 그 호의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러나 동의를 구하며 목희와 시선을 맞추고 동등한 친구로서 다가가니 그 호의가 매우 감사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꽃 앞에서도 내가 더 높다는 마음을 놓고 최대한 자신을 숙이며 간절한 마음으로 동의를 부탁드렸다. 

그러니 갑자기 그 꽃이 환하게 빛을 뿜었다. 나에게 환한 웃음을 보여준 목희처럼. 

이후에는 주제를 품고 연습들을 진행했다. 나의 주제는 ‘앎이 삶이 되기’였다. 

앞으로 어떻게 앎을 삶으로 실천해나갈지에 대한 지혜를 자연속에서 구하고 싶어서 이 주제를 선택했다. 

끌리는 소나무 앞에 다가가 동의를 구한 후 ‘이름표를 떼면 너는 누구니?’라고 질문하자 소나무의 느낌만 의식이 되다가 소나무와 하늘이 함께 의식되었다. 

마치 소나무가 하늘에 맞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후에 ‘나는 이름표를 떼면 누구일까?’라고 질문하니 내가 소나무가 되어 하늘에 맞닿아 있었다. 

잊고 살았지만 나는 늘 하늘에 맞닿아 있었다. 

작은 나라고 여기며 살고 있지만 이미 전체와 늘 만나고 있다. 

소나무와 나는 그러한 점에서 같다. 

이것을 삶 속에서 의식해 볼 수 있을까? 

안내해주시는 백랑님께서 이것을 주제와 연결시켜주셨다. 

전체를 삶 속에서 의식하는 나는 누구인지 질문을 품게 해주셨다. 

또 앎이 삶이 ‘되는 것’을 강조해주셨다. 

백랑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해보니 작은 나로써 전체를 의식하고 앎을 삶으로 바꾸고자 했지 인식 그 자체가 되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앎 그 자체가 되면 자연스럽게 앎이 삶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의식하는 그 앎은 무엇이고 그것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마음을 살펴보았다. 

눈을 감고 안내자의 안내를 따라 자연물을 통해 여러 감각을 느껴보았다. 

그것을 통해 마음의 그림과는 자꾸 다른 일이 생겼다. 

돌 같이 느껴졌는데 눈을 떠보니 무 토막이고 무엇인지 맞추었다해도 마음의 그림과는 달랐다.

그냥 신뢰 속에서 눈을 감으니 마음이 비게 되었다. 그 순간이 새롭고 좋았다. 

이를 통해 마음의 그림은 그저 그림이며 진실과는 거리가 멀수도 있다는 것이 체감되었다. 

백랑님께서 이것이 주제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질문해주셨다. 

삶이 되는 앎은 그림으로써의 앎이 아니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오늘의 감사 

전혀 연결되지 않았던 부분을 질문해주시며 이어주신 백랑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