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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512일차: 사랑의 발견
by 푸리 on 21:44:14 in 일기
두레박님이 비개인 단톡방에 거의 매일 보내주시는 문장이 있다. '나는 항상 괜찮습니다' 같은 문장임에도, 매번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알아차려졌다. 부모님은 어린 시절 늘 말씀하셨다. "내 눈 똑바로 쳐다보고 말해." 그 불안과 의심이 담긴 눈빛을 마주한 푸리의 '예민함'은, 정직에 대한 강박을 강하고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 강박적인 정직'감각'은 수학과 과학같은 정확도를 요구하는 학문을 다루는 예리한 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늘 스스로를 의심하고 타인에게 정직하려고 노력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었다. 부모님에 대한 미움이 남아있고 사랑도 남아있으면서, 미움도 사랑도 때때로 퇴색되었다. 그 미움이, 그렇게 정직하게 살도록 도와준 힘이었음을 발견하니, 그 미움이 푸리 안에 존재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았다. 부모님을 용서하는 것이, 미움은 1도 남기지 않고, 사랑만을 남기는 것이라고 믿었는데, 미움도 사랑도 함께 푸리 안에서 온전히 있어도 됨을 수용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이 푸리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사랑이 없어서도 아니라는 것이 받아들여졌다. 그저 사랑을 표현할 줄 몰랐다는 것, 그리고 본인들이 너무 아프고 상처받은 상태였다는 것도 알아차려졌다. 어릴 때 푸리는, 본능적으로 부모님의 사랑을 알았다는 것도 느껴졌고, 아무리 밀어내도 그분들을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못했었다. 그런데 미움을 통해 그분들의 아픈 사랑을 벗어나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도 괴로움이 너무 크면 미움이 생겨서 그 사람들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 그것이 미움의 역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도 부모님에 대한 미움이 있고, 만나기 두렵고, 불편하다.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 푸리 안의 미움을 용서했으니까... 낮에는 셋째 이모와 새해 인사를 나누다, 내년에 환갑이라는 말씀에 나이를 계산해보고 깜짝 놀랐다. 푸리보다 겨우 16살 위라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가끔 만나던 친척들과 부모님 할머니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우리 자매를 따뜻하게 안고 보듬어주시던 분이라, 어린 푸리에게는 이모가 '진짜 성숙한 어른'으로 보였었다. 그런데 유아기에 만났던 이모가 겨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다는 게 너무 놀라웠다. 이모가 대화 마지막에 조심스레 건네신 한 마디가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보니까 좀 느긋하게 살아가도록 할껄... 이모가 철이 없어서 이제야 알았어..." 그리고 한참 뜸을 들이시고는 말씀하셨다. "너도 천천히 느긋하게 살아..." 평생 잔소리 한 마디 안하시던 이모가 한참 뜸을 들이고 조심스럽게 건네신 조언이 너무 따뜻하고 감사했다. 진: 푸리는 항상 사랑속에 있었다. 항상 사랑받았고 사랑했다. 때로는 그 형태가 미움일지라도... 그것조차 사랑이었다. 선: 진정한 용서와 사과와 신뢰를 가르쳐주신 두레박님과, 수용을 가르쳐주신 나무님 미: 백설희 님의 "봄날은 간다", Mrs. Green Apple의 푸름과 여름, 잔나비의 노래들의 아름다움 감사한 것: 미움을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 것... 그리하여 푸리를 용서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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