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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609일-자연에 말걸기 심화 후기
by 바다 on 20:36:30 in 일기
-오늘의 진선미 미: 따스하게 대답해준 자연 -오늘의 주제: 자연에 말걸기 심화 후기 나의 이번 주제는 ‘공허감과 무기력을 넘어가기’였다. 그 주제를 품고 끌리는대로 걸으니 소나무 앞에 가게 되었다. 주변에 소나무는 그 나무 하나 뿐이었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심은 것도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소나무는 이유 없이 우연한 조건 속에서 태어나 그저 묵묵히 살아갔다. 주변에는 겨울이 되어 이제 노랗게 변해 죽어간 풀들이 보였다. 나에게 풀처럼 한해만 살라고 한다면 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풀들은 그런 생각 없이 그저 태어나 뿌리를 땅에 내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을 마쳤다. 삶은 꼭 이유가 있어야지만, 특정 조건이어야지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준만 없으면 어떤 조건의 삶이든 그 자체로 존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떠올리지 않은채 소나무 군락지로 갔다. 느낌으로 그들을 만나자 그들이 형제처럼 느껴졌다. 섬세하게 그 순간을 느끼니 어느순간 그들이 형제처럼 느껴지는 것을 넘어서 소나무들과 나 사이의 분리감이 사라졌다. 불어오는 바람, 하늘, 찬 바람의 느낌, 흔들리는 소나무의 잎들 그 모든 것들이 분리감 없이 의식되었다. 분리 없음, 분별 없음 위에서 그 모든 분별이 일어난다는 직관적인 느낌을 받았다. 3일차에는 자연물들에게서 감사한 점을 찾고 그 감사한 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나누는 연습을 했다. 붉은 색의 잎을 지닌 식물을 보는데, 그 식물이 하늘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사랑 속에서 자신을 활짝 열고 있으며 나를 관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경험을 “따스하게 관찰해주는 식물에게 감사하다.”라는 문장으로 정리했다. 그 문장을 나누고 도반 분들께서 그에 대한 느낌을 돌아가며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몇몇 말씀들, 특히 “바다가 원하는, 추구하는 그 사랑을 받길 바란다”는 문장을 들으면서 강한 불편감이 올라왔다. 망설임 없이 그 불편감을 나도 모르게 터트려버렸다. 과거에 있었던 이와 비슷한 불편감을 느꼈던 경험들까지 꺼내며 그때 정말 화가 났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별안간 폭발해버리고 난 후 다음 연습을 하러 끌림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대나무숲 옆 잔디밭에서 잔디를 뽑으며 그 느낌을 확인하는 연습을 했는데, 잔디들의 엉킨 뿌리에서 공동체성이 느껴졌다. 그러니 불편감이 느껴졌던 이유가 의식되면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났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던 부분이 불편감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립적이고 싶은 마음, 바깥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크기 만큼 의존하고 싶고, 다른 존재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강해지고 초연해지고 싶은 마음의 크기 만큼 약하고 쉽사리 상처받는 모습을 숨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무엇이든 혼자 버텨내야 한다는 마음 만큼 의존해서 함께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죽은 초연함을 이미지로 붙들고 있었다. ‘나’라고 여겨온 이미지들 또는 기준들의 그림자들을 보게 되니 어딘가가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또는 뭉쳐있는 부분이 녹아내리는 느낌과도 비슷했다. 그 느낌때문에 밤 늦게까지 계속 눈물이 났다. 공허감과 무기력을 넘어가는 것도 이 경험과 연결 될 것 같다. 삶의 ‘의미’만을 쫓으며 달려오다가 그러한 의미의 뒷편에 있던 ‘무의미함’을 의식하게 되면서 공허감과 무기력이 왔었다. ‘의미있음’을 여전히 느끼고 싶기에 ‘의미없음’에 저항하면서 공허감과 무기력이 지속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의미있음’도 ‘의미없음’도 하나의 경계선 때문에 둘로 나누어진 것처럼 보이는, 실체 없는 이미지라는 것이 이번 과정을 통해 와 닿았다. -오늘의 감사 큰 이유 없이 별안간 화를 냈는데도 그 화를 받아주시고 사과까지 해주신 도반분들께 감사드렸다. 그러한 힘과 성숙함을 배우고 싶다. 따스하게 바라봐 주시는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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