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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33일차: 같은 공연 다른 해석
by 푸리 on 23:01:20 in 일기
바다님과 아이와 함께 뮤지컬을 봤는데, 셋의 반응이 상당히 달랐다. 헨리8세의 여섯 아내들이 밴드를 만들면서 밴드 리더를 뽑는데, 누가누가 더 힘들고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는지로 뽑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여섯 아내들의 스토리가 들려오는데, "나"는 힘들어서 가슴이 답답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잔혹한 이야기를 중학생 관람가인 뮤지컬로 만들어도 되는걸까 싶었다. 참고로 이 뮤지컬은 아이가 먼저 보자고 한 것이고, 아이의 친구에게 소개받은 것이다. 아내의 삶, 엄마의 삶을 경험한 "나"는 그들의 이야기에 동일시 되어버린 것이다. 뮤지컬이 끝나고 셋이 후기를 나누는데, 바다님과 아이는 재미있고 신나게 관람했다는 것이다. 그저 "역사속 인물들의 옛날 이야기"정도로 보며 즐긴 것이다. 이렇게 같은 공연에 대해 완전히 다른 감정을 느끼는 걸 보며 또 복습의 시간이 되었다. 공연을 오감으로만 본 것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을 끌어들여서 봤다는 것 말이다. 아마 바다님과 아이도 서로 상당히 다른 느낌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바로 옆자리에서 나란히 공연을 보았지만,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을 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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