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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276일차: 저항 느끼기
by 푸리 on 21:17:10 in 일기
어젯밤에 잠을 거의 못 잤다. 중간중간 '이러면 내일 피곤할텐데'같은 생각들이 올라올 때마다 바라보면서 가만히 있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편안한 아침을 맞이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시공사 직원을 마주하고, 그 직원이 하루 종일 집에서 이해할 수 없는 작업을 하는 게 점점 견디기 힘들었다. 자비로 집을 고치기 위해 방문한 업체 사장님도, "왜 그 작업을 하시는거"냐고 여러번 물어봤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만 늘어놓았고, "필요없는 작업이면 하지 말라"고 하니까 화가 나서 씩씩댔다. 판단: 무식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쓸데없는 것을 열심히 하는구나. 판단: 회사는 일부러 저런 사람을 보내서 불쌍해 보이려고 쇼를 하게 만드는구나. 판단: 정상적인 하자보수는 안하지만, 무언가 계속 하고 있어야 법적으로 유리해서 저러는구나. 비교: 주택검사관이나 패시브 건축협회 소속 업체 사장님들은, 무슨 작업이든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설명해주는데, 저 사람은 갑자기 왜 저러는거지? 집착: 똑똑하고 말 잘 통하는 사람하고만 대화하고 일하고 싶어. 그렇게 한참 무의식적으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두통과 복통이 오면서 앓아누웠다. 잠깐 잠들었다 깨고 나니, 그제서야 저 과정이 보였다. 진: 오늘 경험한 마음의 작동방식 몸이 피곤하면 => 마음 바라보는 것이 잘 되지 않는구나. 잠깐 잠이라도 자고 나면(그 생각에서 주의가 빠지면) => 동일시 된 것들이 다시 보이는 구나. 선: 화나서 낑낑대는 시공사 직원을 달래주고 가신 패시브 건축협회 소속 사장님의 친절 미: 밖에 거의 안나가서 발견하지 못했다. 감사한 것들: - 아이와 나와 남편의 존재 - 뒤늦게라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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