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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520일차: 분노의 느낌
by 푸리 on 00:23:59 in 일기
단지내에서 야간운전을 하는데 오른쪽 골목에서 전조등을 켜지 않은 차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검은색 차여서 근접해서야 보였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가까이 다가오니 차량번호판이 보였는데, 앞집 아내분 차였다. 전조등을 자동으로 해두면 되는데, 굳이 수동으로 해놓고 끄고다니는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더 화가 났다. 덧붙여 평소에도 운전을 험하게 하고, 본인 집 주차장 대신 우리집 앞 도로에 자꾸 주차를 해서 몇 번 갈등을 겪느라 차번호를 외우게 된 앞집 차였기 때문에 분노가 가라앉지를 않았다. 다른 차였으면, 이렇게 화가 안났을 것 같은데, 평소에 쌓이고 쌓인 화가 폭발하는 것 같다. 분노가 너무 심해서 몸이 아프다보니, 저항이 계속 됐다. 웃기는 것도 보고, 목욕도 해보고, 설거지도 하고, 온갖 짓을 다해도 아직까지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발견즉시 차를 멈추고 항의할 걸, 경적이라도 울릴걸 하는 생각이 너무 힘들다. 평소 주차 거지같이 할 때 한 번이라도 화낼 걸, 계속 좋은 말로 부탁하고, 틈틈이 음식 가져다 주면서 비굴하게 굴었던 것도 짜증났다. 이 분노가 뭔가 '제대로 대응하고 행동하라'는 신호인 것 같은데, 분노에 사로잡혀 있으니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진: 분노는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해결하라는 신호이다. 그만 가주면 좋겠는데, 지금까지 대응방식이 워낙 못 미더워서 안가는 것 같다. 선: 상황을 전달받고 안전운전 및 주차 똑바로 하라고 공지해주겠다고 답해 준 입주자 대표회 분들 미: 아이가 불러주던 노래소리 감사한 것: 분노의 느낌도 느껴지고, 몸의 통증도 느껴지고, 분노에 대한 저항도 느껴지고, 이 느낌도 지나갈 것을 알겠다는 점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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