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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476일차: 화해
by 푸리 on 23:52:43 in 일기
짧은 밤산책 동안 수많은 생각이 몰려왔다. 겨우 10분 정도 걸었을 뿐인데,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에 완전히 몰입했다.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날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끝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것이다. 집에 돌아오자, 생각에 휘말려버린 자신에게 실망감이 들었다. 하지만 곧, 그렇게 애써 미래를 대비해 준 방어기제 덕분에 지금 무사히 잘 지낼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방어기제를 해결해야할, 미숙한 존재로 보는 마음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다. 나아가서, 그 시뮬레이션 과정을 '다 듣고' 있었다는 것도 확실했다. '고백'이라는 노래가 다시 좋아졌다. 오래전에 굉장히 좋아했다가, 노래를 작곡한 사람의 행동에 실망해서 확 싫어졌던 곡이다. 그렇게 많은 것들과 화해를 해가는 나날이다. 진: 바라본다는 것은 안아준다는 것이자, 귀기울인다는 것이자, 수용하는 것이자, 존중하는 것... 있는 그대로... 선: 우울했던 아이에게 목검을 선물하고 신나게 같이 놀아준 남편의 배려 미: 목검을 갖고 놀면서 깔깔대던 아이와 남편의 모습 감사한 것: 지금 하는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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