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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537일-신의 얼굴들
by 바다 on 02:16:40 in 일기
-오늘의 진선미 미: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들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늘의 주제: 신의 얼굴들 관광지 입구에서 줄을 서는데 여러명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새치기를 했다. 외국 사람들이어서 안내를 못듣고 새치기 한 것일 가능성을 생각해서, (또는 한국인이라면 들으라고) 엄마가 동생에게 “우리는 한국인이니 저렇게 새치기 하면 안된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새치기 하신 분들이 민망해하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셨다. 한국분들이었던 것이다. ㅎㅎ ‘새치기 당한 나’로 있지 않을때는 그저 이 상황이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졌다. 스스로를 어떤 이미지로 정의해두느냐에 따라서 상황과 그에따른 감정이 다르게 다가온다는 부분이 와 닿았다. 어릴 때 한 선생님께서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거기에서도 배울 점들을 찾을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던 것이 떠올랐다. 멀리서 보면 모두 비슷하게 걷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모두 각자만의 방식으로 걷고 말한다. 다 다른 느낌들이지만 그와 동시에 잔잔한 합일감이 느껴지는 듯 했다. 신의 얼굴들은 작은 돌멩이, 벗겨진 페인트, 취객의 넋두리, 아이의 배꼽 등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다는 노래가사가 떠올랐다. 마땅히 할 일이 안떠올라서 예전부터 꼭 하지 않아도 괜찮아 미뤄온 일들을 하나씩 꺼내보았다. 예전에 쓰던 노트북의 배터리를 교체하려고 했는데 나사선이 마모되어 안풀렸다. 여러가지 방법들을 시도해보는데 일이 안풀려도 전처럼 짜증나지 않았다. 어떤 일이든 큰 이유 없이 할때 결과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의 감사 선선히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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