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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21일차_ 묵언 1일
by 저절로 on 20:28:13 in 일기
# 오늘의 진선미 자연의 돌과 인공의 돌이 합작하여 지붕을 받치는 기둥 하나를 세웠다. 자연의 돌은 자연의 손길을 드러내고, 인공의 돌은 인간의 손길을 보여준다.
# 오늘의 주제 : 묵언 1일 1. 경험과 현상과 통찰 오늘 오전모임 이후부터 묵언이 시작되었다. 나는 말을 시작하면 한도 끝도없이 할 수 있는 체질이다. 그래서 말에 매이는 경우가 많은지라 묵언수행은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말을 안하니 혼자만의 세상에 사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과 같이 앉아서 식사는 하지만 말로써 교류가 없으니 나무둥치가 된 기분이었고, 상대방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으니 입은 그저 먹는데 쓰는 물건처럼 느껴졌다. 나는 말이 없으면 화가 난 사람처럼 보인다는 말을 꽤 들은지라 혹시 그렇게 여기면 어떻하나 잠시 걱정을 했지만, 선생님께서는 기죽은 사람처럼 보인다고 하셔서 안심을 했다. 물론, 대화에 동참하지 못하니 잠깐씩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오히려 편안하고 편리한 점이 부각되게 느껴졌다. 말을 하지 않으니 내가 해야할 일들이 대폭 줄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안색을 살필 필요가 없고, 다른 사람의 말에 반응할 필요가 없으니 대충 듣는둥 마는둥 해도 상관 없었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다고 말을 안하니 내 말에 혹시 실수나 결례가 없었는지 걱정하는 뒷생각이 없어서 좋았고, 내 의견을 표현하지 않으니 이쪽저쪽 어느쪽에도 서지 않아도 되어 자유로웠다. 나는 사람들의 선의나 어떤 행동이나 말에 적극적 반응을 보여야 예의가 아닐까 하는 강박이 있었던것 같다. 여기선 내 묵언을 모두 인지하고 있고 인정해주니 공식적으로 안면몰수, 무반응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 안심이다.(물론 바디 랭귀지로 표현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말이란 것이 하기 시작하면 끝도없이 계속해서 할 말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내 말이 없으니 상대의 말을 들을라 치면 더 잘 들린다. 말이 없으니 표정도 없어지고 차분해진다. 그리고 내면을 관찰하기에 더 용이한 컨디션이 된다. 말을 못하는 대신 생각이 오히려 많이 올라오는 현상은 생기지 않았다. 말의 후유증으로 올라오는 뒷생각이 없으니 오히려 생각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말을 해서 오는 에너지 낭비도 없고, 말을 할까 말까 고민없이 무조건 안하면 되니깐 되게 편했다. 나는 내가 말하기를 즐기고 말이 많은 성향이라고 여기고 늘 같은 캐릭터로 괜히 너스레를 떨면서 이제껏 살아왔는데, 자신의 성격이라고 믿는 것도 어떤 외적, 내적 조건이 만나서 형성된 것이지 평생의 습이 굳어진 굳건한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을 수 있겠다.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라던가, 무섭다라던가, 불친절하다던가와 같은 오해만 안한다면, 그리고 사회에서 인간관계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포기할 수 있다면, 난 말수를 대폭 줄이며 살고 싶다. 그리고 익숙한 나와는 다른 캐럭터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늘 다른 사람을 의식해서 말을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분위기를 편안하고 밝게 만들어야 하고, 재밌는 농담으로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야 하고, 뭐 이런 식으로 아무도 나에게 요청하지 않은 괜한 의무감을 갖고 살아왔던듯 싶다.(의외로 사람들도 나의 말없음을 좋아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ㅎ) 나를 표현하지 않아도 딱히 답답하거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느낌은 없었다. 내 존재가 작아져서 오히려 편했다. 그저 다른 사람이 나의 말없음에 불편해 하거나 상처받지 않기만을 바랬다. 오늘은 식사당번도 아니었고, 선생님께서 하루종일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기 때문에 함양에 와서 처음으로 마루에 누워 살랑바람을 느끼며 낮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래, 시골생활은 이 맛이지... 여유의 맛! 그리고 충분히 감지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림자인간 같은 하루! 나름 행복한 하루였다. 그런데, 이렇게 평소보다 일기가 길어지는 이유는 묵언의 후유증일까?ㅋ
# 오늘의 감사 오늘의 여유로운 하루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매 끼니마다 그저 제공된 식사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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