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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24일차_ 묵언 4일
by 저절로 on 20:41:46 in 일기
# 오늘의 진선미 보리수가 농익어 떨어지면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손에 닿는 것들만이라도 따서 보리수쨈을 만들어 보았다. 솔직히 내 입맛에는 새콤한 맛이 강해 뭐 그냥 그랬다. 쨈의 색깔이 곱고 (고추장 아님) 함양에서 열린 열매로 처음 뭔가를 해보는 터라 나름 재미가 있었다.
# 오늘의 주제 : 묵언 4일 이젠 내가 묵언하는 사람이라기 보단 그냥 미국으로 이민 갔는데 미국말 전혀 못하는, 뭐 그런 이주노동자 같은 느낌이 든다. 말하는 능력을 진짜로 잃은 사람 같은 느낌도 들고....이건 자존감이 떨어진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스스로 의견을 피력하거나 항변하지 못할 상황에는 상대의 언행에 민감해 진다. 나는 나를 소명할 방법이 없으니까 서로 대화를 했다기 보다는 일방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일정 부분은 억울하기도 하고, 또 스스로 무능하게도 느껴지고.... 평소에 체질적으로 말수가 적은 사람들은 늘 이런 기분으로 살까? 앞으로 조심히 대접해드려야 겠다. 쨈 만드는 동안에 내내 생각에 말려들어 시달린 것이 진을 죽 빠지게 했다. 뭔가를 집중해서 할 때 오히려 왜 생각이 더 올라오는지, 계속 반복해서 또 빠지는지 모르겠다. 생각에서 느낌으로 옮겨가려는 시도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마도 일정부분 일에 몰입이 되어 있어서 자각의 힘이 약해져서인 듯한데, 평소에 내 일을 할 때도 늘 이런 상황이었다. 생각이란 황소한테 늘 KO당하는. 그래서 일하고 나면 늘 진이 빠져있고, 일을 시작하기가 무섭다. 어떻게 하면 일상의 느낌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을까? 선생님께 질문 드렸더니, 우리가 다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상의 느낌에 주의(에너지)가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고, 예를 들어 눈앞의 컵에 대해서 잘 안다고 여기겠지만, 사실은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받은 숙제가 꽃병에 꽂힌 수국 한 송이에 대한 느낌을 100가지를 적어보는 것이었다. 100가지나 나올게 있을까, 뭐 일단 한두 개라도 적고 보자고 시작한 것이 결국 몇 시간 동안에 100개를 채웠다. 특히 수국의 잎에 대한 관찰이 꽤 흥미로웠다. 뭐 식물의 잎이야 다 거기서 거기라고 여기겠지만, 예상보다 훨씬 아름답고 훌륭한 시스템이었다. 사실, 이제껏 이파리 하나를 이렇게 몇 시간씩 들여다 본 적이 있었겠는가? 잎맥은 우리 몸의 시스템과도 닮아있고, 사회구조의 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 모든 세상의 시스템들이 제각각 형성된 것 같지만, 아마 대부분이 자연에서 빌려 온 것일 것이다. 그 구조가 식물의 작은 잎에도 모두 담겨있다. 식물은 스스로 그러하게 만들었다기 보단, 저절로 그러하게 만들어진 것이지 싶다. 마치 우리 인간처럼. 수국을 계속 보다 보면 결국 식물과 동물의 구분도 모호해지고, 도대체 잎이며 꽃이며 가지라는 구분은 또 뭐란 말인가? 그냥 익숙한 듯한, 그러나 뭔지 모를 한 대상이 내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닐까? 수국처럼 우리가 익숙하다고 여기는 대상들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공들여 들여다본다면 미처 알지 못했던 느낌들, 정보들을 발견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 오늘의 감사 하루종일 나에게 조몰락거림을 당해 시들해진 수국은 오후에 촉촉이 내리는 비님에게 수혈 받아 다시 회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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