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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171일-수행을 미래로 미루지 않기
by 바다 on 20:26:23 in 일기
-오늘의 진선미 미: 지금 흘러나오고 있는 음악들 -오늘의 주제: 수행을 미래로 미루지 않기 오늘 아침에는 수국밭의 풀을 베었다. 어느새 무성히 자란 풀들이 수국의 키를 넘어가고 있었다. 내 키랑 비슷한 풀들을 보며 베기도 전에 막막한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께서 그 느낌을 잘 의식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벌레들이 몰려오니 하기 싫은 느낌이 들어왔는데 그럴때마다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라고 질문하면 행위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식할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 예초기+관리기를 잘 사용해주신 덕분에 일을 하다보니 풀들이 어느새 정리되어있었다. 한참 걸릴것이라는 마음의 그림이 있었는데 실제상황은 그림과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저녁에 선생님과 문답하며 정리된 것 왜 생각과 행동은 다르게 나오는 것일까? 생각이 아닌 그 순간에 가장 에너지가 큰 느낌에 따라 행위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 느낌들은 무작위로 나오는 것일까? 아니면 법칙이 있을까? 큰 틀로 바라보았을때는 법칙이 발견되겠지만 좁게 바라보면 무작위로 느낌들이 떠오르는 것 같다. 선생님께서 이와 연관하여 카오스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전자의 불확정성의 원리와 같이 질서라고 여긴 것을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 혼돈(무질서)가 있고 무질서 속에서도 확률과 같은 질서가 발견된다. ‘질서 속에 혼돈이 있고 혼돈 속에도 질서가 있다.’ 정해진 것은 어떤 것도 없다. 모든 것이 확률이며 의지가 약할 경우 목표가 달성될 확률은 더 줄어든다. 이 말씀을 듣고 내 안에서는 깨달음이라는 목표가 떠올랐다. 그러니 이런 질문이 들었다. 결국에는 그 다음에 어떤 것이 떠오를지 알 수 없는 느낌과 생각들의 흐름이 깨닫거나 그러지 못한 것 아닐까? 진정한 주체는 깨달을 무엇이 아닐테니. 그렇다면 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선생님께서 방향을 정하는 것은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그 말씀을 들으니 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질문을 던지고 그 방향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으로써 예전에 선생님께서 강의해주셨던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여러 느낌들이 전의식에서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되는 것일까? 어떻게보면 수행은 무질서와 질서가 만나 서로 통합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는 자연에 말걸기 때 배웠던 것처럼 목표를 떠올린 후 그것이 이루어진 상태를 직접 느껴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왜 지금은 안되는가? 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지금 이 순간 알아차림에 머물 수 있는데도 목표를 바라보고만 있던 것이다. 그 점이 재미있었다. 수행을 미래로 미루지 말라는 말이 다시금 와닿았다. -오늘의 감사 일 끝나고 마신 아이스티의 시원함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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