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에 따라 행동을 하면 괴로운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행동에 따른 '기대값'이 무의식적으로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했으니까 사과하겠지. 이렇게 화냈으니까 보복하겠지.

등등... 그런 무의식적 기대값이 새로운 감정과 충동을 창조한다.

'화'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화의 에너지가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신념이 있다. 그런데 화가 나있을 때는 1) 문제가 커보이고 2)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떨어진다. 

이번 문제는 관리소장님 통해 대응했고, 소장님께서 정중하게 안내를 하시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동안 속으로 백만번도 넘게 상대를 욕했다. 계속 '이걸로는 부족해, 이걸로는 부족해! 더 더 더 싸워야 해!!'라는 강한 에너지가 작용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직 화가 다 가라앉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로 처리한 게 제일 좋았던 것 같고, 더 했으면 후회했을거라는 거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 외부의 자극이 일으키는 무의식적 신념들에 폭발적인 에너지가 투입되면서 몸의 통증과 충동을 일으키고, 행동을 하게 되고, 행동에 따르는 감정과 충동을 바라보았다. 

이 감정도 충동도 행동도 그로인한 새로운 감정과 충동도 모두 '당연하다'.

그 충동과 행동에 대한 후회와 스스로에 대한 실망도 '당연하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방향을 잘 잡았다는 것도 보았다. 이 모든 과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진: 바라본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이 분노도 후회도 충동도 행동도 모두 나타났음을 인정하는 것... 

선: 아픈 곳을 열심히 풀어주고, 정서적으로 지지해 준 남편의 배려

미: 아무 외부의 자극없이도 지옥과 천국 사이를 오가는 마음작용의 신비로움

감사한 것: 아직 분노가 남아있어도, 하루하루 시야가 조금씩 더 넓어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