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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174일차_ 대화
by 저절로 on 22:32:09 in 일기
# 오늘의 진선미
무미건조한 담벼락에 절묘한 감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봄이면 또 다른 변화를 보여줄 것이다. 저절로 말이다. # 오늘의 주제 : 대화 예전에 보던 사람을 다시 만나면 예전의 주제로 예전의 방식으로 대화를 하게 되어 예전의 나의 패턴이 나오게 된다. 굳이 안 해도 될 말들도 많고, 솔직히 다 쓸데없는 말 같다. 입만 벌리면 분별로서 판단한 것들을 분별의 말로 하게 되니 어쩔 수가 없다. 사실, 대화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고 그냥 너와 내가 지금 함께 하고 있고, 같이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필요해서 사람들은 삼삼오오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 긴 대화가 끝나고 나니 허탈하고 진이 주욱 빠졌다. 하지만 상대의 만족하는 눈빛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런 불균형한 대화의 장을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이 대화의 장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내가 또 다른 기준, 가치를 세운 것은 아닐까? # 오늘의 감사 내 몸을 나보다 더 잘 파악하고 있는 의사선생님, 지속적으로 보아야 할 때는 좋으면서도 지긋지긋했는데, 긴 텀을 쉬고 다시 보니 마스크 위로 드러난 서로의 눈빛에 반가움이 역력하다. 그리고 대화의 느낌도 사뭇 다르다. 예전 환자가 반가운 의사선생님의 마음도 감사하고 길게 가지지 못한 대화의 시간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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