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가 대화를 했는데 나의 패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관심사나 주제가 빠르게 바뀌고, 대화의 패턴도, 지금까지 일하던 패턴도 오래 하기보다는 짧게 바뀌는 패턴들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다가 문득 그 분이 자신의 패턴대로만 가지 말고, 패턴이 아닌 삶도 살아보고 일을 하면서 '나는 누구지?'라는 그 질문으로 가야 깊어질 수 있는데 짧게 하고 그만두는 패턴으로만 가면 성장이 안된다는 말을 했다. 한가지를 깊이 파는 패턴과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도전하는 패턴 모두 결국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하면 진짜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점점 깊어지게 된다는 얘기였는데 이런 얘기들을 밖에서 이런 일상속에서 또 듣게 될줄은 몰랐다. 일에 대해서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거나 명상을 해야지만 본질에 대한 깨달음으로 가는 것은 아닌 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실제 일로써 어떻게 적용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에 그런 얘기들이 오늘은 좀 새롭데 다가온다.

그래서그런지 오늘은 문득 과거의 실패경험, 두려움들은 이제는 실제로 부딪혀보고 그것을 넘어서고 극복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들이 생겨났다. 아직 마음 속 깊은 곳에는 두려움이 자리하고 그 두려움들이 느낌이고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부딪히고 싶지 않았고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 삶이 달랐기에 이제는 그것을 삶에 적용하고 마주하고 부딪혀 보면서 마주해야할 때가 온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들었던 것 같다.

과거의 감정적 트라우마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 어딜가나 직장은 그렇게 욕먹고 힘들다고 자신도 그랬다는 말을 했다. 그때 직장상사 때문에 힘들때면 동성이면 형님이라고 생각하고 이성이면 사랑하는 연인이라 여기면서 일해보라고 했다. 나중에 이 말도 한번 적용해봐야겠다 생각했다. 

문득 연극을 하다가 가장 힘든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도모르게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려 해서 꾹 참다가 집에서 터졌는데 그 시간이 6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그때 들었던 말이 문장으로 기억나서 그때의 말투, 느낌, 감정들이 그대로 재현되어 튀어나온 것이 신기했다. 잠시 그 사람을 내가 재현한 느낌, 시간이 흘러도 강렬한 감정적 이슈들은 생생히 기억나는 것만 같다. 어떻게 그 사람이 했던 말들이 아직도 기억이 날까, 6년이 지났는데 신기하고 참 오래도 담아두었구나 싶었다.

오늘 핵심적으로 느낀 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배울 점들은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아간다. 알면 알수록 말이다. 일하는 지위를 막론하고 사람들과 깊이 대화하다보면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각자 나름대로 배우고 성장해오고 있었음이 느껴졌다. 세상이 스승이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에게 그런 배울점이 있는데 모를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과거의 강렬한 감정적 트라우마는 시간이 흘러도 정말 생생히 기억되고 오래 남는다는 것, 그리고 나의 패턴을 벗어난 삶도 한번 살아볼 수 있을까? 일로써 자신을 넘어가는 과정도 나로부터의 자유로 가는 길이 될 수 있는데 그것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부자도 될수 있고, 거지도 될수있고, 이런 패턴, 저런 패턴, 걸림이 없어질 수 있을까? 그것이 정말 가능한 수행을 해야겠다. 그냥 머리로만 느낌이야 하면서 행동은 하지 않는 것 말고, 행동으로도 정말 걸림이 없는 진짜 수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롭고 힘들어도 마주하겠다. 지금 이 곳이 수행의 자리이다. 어딜 가야지만, 누가 있어야지만, 명상을 해야지만 수행이 아니라는 생각, 지금 여기가 서있는 이 자리가 나의 수행터고, 지금 가로막힌 장애가 수행의 첫번째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