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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178일차: 소설 속 인물
by 푸리 on 17:46:02 in 일기
가장 두려운 것은, 다시 소설을 쓰고, 그 소설의 인물이 되는 것이다. 소설속의 "푸리"는 무기력한 약자이다. 소설에 주의가 공급되어 감정이 일어나고, 감정을 바라보지 못해 동일시 되어 울고 있을 때... 하자보수 하시는 분께서 갑자기 방문을 하셨다. 눈물을 닦고 문을 열고 "무슨 일이세요?"하고 물을 때, 더 이상 감정과 동일시 된 "푸리"는 없었다. 그렇게 대화를 끝내고 방에 다시 돌아오니, 더 이상 눈물이 나지 않았다. 트라우마 작업 후 계속 올라오는 과거의 기억들이 힘겨웠던 이유는, 그 기억에 주의가 실렸기 때문이다. 약자가 되고 싶은가? 피해자가 되고 싶은가? 약자가 되어 동정을 얻고, 피해자가 되어 위로를 얻기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내할 것인가? 아니... 이제 과거라는 소설속에 갇혀살기는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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