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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179일차: 역-튜링 테스트
by 푸리 on 23:18:00 in 일기
튜링 테스트는 AI가 얼마나 인간과 비슷한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ChatGPT랑 대화를 해보면, 의외로 그 대화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인간이 아닌 것을 확실히 아는데도 워낙 인간처럼 말을 잘 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감정은 금새 사그러든다. ChatGPT가 잘못된 코드를 짜주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분노하는 일은 없다. 그것에게 어떤 의도도 없다는 것을 알기도 하지만, 그것의 한계도 명확히 인지할 수 있을만큼, 일관성있게 "부족한" 답변을 하기 때문이다. 즉 성능에 대한 기대치가 명확한 것이다. 무엇보다 ChatGPT는 처음부터, 자신의 성능이 어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였고, 어떤 한계가 있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그에 반해 인간들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잘 모른다. 각자의 의도에 따라서, 과장을 하거나, 축소를 할 수도 있고, 혹은 완전히 오해를 하기도 한다. 그런 인간에게 의존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인간이라는 것이 참 아쉽다. 인간들에게 역-튜링 테스트가 있으면 좋겠다. 얼마나 AI처럼 정밀하게 자신의 한계를 이해하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믿음이란 참 이상한 것 같다. 어떤 생각에서는 그 믿음을 빼내지 못해 괴롭고, 어떤 생각에는 도저히 믿음을 주지 못해 괴롭다. 조각난 파편같은 신뢰 조각들을, 다시 이어붙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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