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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86일 - 관찰하기
by 신현동 on 00:15:41 in 일기
86일 일기 2019년 9월 4일 주제 : 관찰하기 오늘 느낀 것 내용이 있는 느낌을 관찰할 때랑 내용이 없이 투명한 느낌을 관찰할 때가 있다. 이것의 차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탐구해보았다. 처음에 어떤 불편감이나 감정, 불투명한 느낌이 일어났을 때 관찰을 하기 시작하면 그것에 끌려가다가 서서히 느낌이 투명해진다. 느껴지지는 않지만 어찌되었든 그 바라보는 주체가 중심이 된다. 중심의 느낌은 느낄 수 없는, 그러나 실질적인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주체이다. 그리고 이렇게 투명한 느낌만 남으면 이것이 바로 투명한 '나'의 느낌이라 생각되었다. 투명한 나의 느낌- 주체감이 내용이 있는 나에서 내용을 느끼다보면 남게 되는 느낌이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살펴보려고 하면 느낄 수 없는 실질적 중심인 주체는 바라보려는 의도가 되고, 느껴지는 건 내가 있다는 느낌인 투명한 느낌이다. 내가 있다는 느낌, 투명한 나의 느낌을 느낄 떄, 그 때의 실질적 나는 저 뒤에서 좀 전까지 나였던, 투명한 나의 느낌을 느끼고 있따. 내가 나를 느낀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바라보려는 의도 또는 주체---투명한 나의 느낌, 내가 있다는 느낌의 구조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런 주체감을 계속 느끼다보면 어느 순간 다른 생각, 다른 느낌이 마구 일어나서 어느 순간 그 주체감이 아닌 다른 것을 느끼고 있다. 아직 집중하여 느낌을 느끼는 힘이 약한 것 같다. 아무튼 내용이 있는 느낌을 관찰하는 것은 일반적인 끌림, 밀침, 감정 등이 섞인 나의 느낌이고 내용이 없는 느낌은 투명한 나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흔히 나를 떠올려보면 어떤 호오나 감정의 느낌을 나라고 여기기 보다, 그냥 투명하고 내가 있는 것 같은 그 느낌을 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투명한 내가 있는 느낌이 내가 느끼기엔 나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나서 관조 상태에서, 바라봐지는 상태에서 느껴지는 투명한 느낌, 느끼려는 의도가 있을 때 느껴지는 투명한 나의 느낌이 주체감이라면, 그런 의도 없이 그냥 있을 떄, 느껴지는 개별적이지 않은 느낌이 존재감인 것 같다. 주체감은 그래도 개별적인 느낌이 드는데, 존재감은 개별적인 느낌이 덜 든다. 그냥 있는 느낌인 것 같다. 내가 흔히 관찰 상태라고 여겼던 것, 또는 투명하게 보는 느낌이라 여겼던 것은 투명한 나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물든 나를 느낄 때도 물론 관찰하고 있는 것은 맞고, 모든 느낌에 대해서 관찰할 수 있지만, 그런 내용의 느낌들이 지나가고 나서 남는 투명한 느낌, 뭔가 보는 내가 있는 듯한 느낌, 내가 있는 느낌이 든 것은 주체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관조된다고 할 때, 보이는 느낌, 투명하게 느껴지는 느낌, 위에서 관찰할 때 느껴지는 주체감과는 구별되는, 덜 개별적이면서도 투명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 느껴지는 느낌, 전체가 보여지는 느낌, 투명하게 보여지는 느낌 이것이 존재감이었던 것 같다. 어떤 내용이 있는 느낌에 대해서도 겪어내기를 하면서 관조로 그냥 느낌과 함꼐 할 수도 있는데, 관조=존재감을 느끼는 상태 라고 착각해왔던 것 같다. 관조 될 때 느껴지는 많은 다양한 느낌 중 하나가 존재감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주체로 있는다는 것 관조로 산다는 것은 존재감에도 머물지 않고 느낌들이 보여지고 느껴지는 대로 일단은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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