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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93일차: 누락
by 푸리 on 23:03:49 in 일기
누수가 난 베란다를 철거하고 보니, 약 4미터 구간에 방수가 안되어 있었다... 어제 철거를 한 직원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후에, 내가 철거 현장 잔해를 다 뒤지면서 방수가 누락된 구간을 찾아냈다. 오히려 이렇게 문제를 찾고 나니까, 또 철거하면 또 가서 관찰하고 원인 찾고, 그러면 되겠구나 싶어졌다. 철거를 안했을 때는 누수 원인이 설계 문제라고 생각했는데(설계가 허접해서)... 그 허접한 설계대로도 안 만들어서 더욱 문제가 컸다는 걸 하나씩 배우게 된다... 그리고 설계대로 만들게 하는게 굉장히 어렵다는 걸, 하자보수 과정에서 배우고 있다. 인간은 참 재미있는 것 같다. 동물처럼 아예 구조적인 대화가 안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을 잘 지켜봤다는 것이다. 작업자나 시공사 직원들이 내가 화났을까바 눈치보다가,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 걸 알게 되자, 서로서로 누가 이런 짓을 했냐고 욕하면서 일을 하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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