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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55일차:지금으로 돌아오기
by 리타 on 19:20:58 in 일기
오늘의 진선미: 선생님께서 용접하실 때 튀던 불꽃들이 아름다워보였다. 오디관 앞 잔디밭에 쥐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 자생님께서 그걸 나보고 치워보라고 하셨다. 강한 저항감, 죽어도 못한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자생님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지만, 오후 두 시까지 치우지 않으면 못하겠는 것으로 알겠다고 하실 때 해보자는 마음이 올라왔다. 지붕 위에 올라가는 것도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매일 올라가야 한다고 시키셨을 때는 큰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반복해서 올라가니 편안해진 경험이 떠올랐다. 자생님이 쥐의 시체를 치울 때 그 싫은 느낌을 잘 느끼며 해보라고 하셨다. 항상 선생님께 감정을 관찰할 때 경계 그리는 것이 확실하지 않다고 말씀드리는데 쥐를 치울 때는 징그러움과 무서움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몸의 느낌이 아주 확실하게 잡혔다. 강한 감정일수록 빠져버리기도 쉽지만 관찰 의도를 확고하게 내면 오히려 선명하게 경계를 그리기 쉽고 집중이 잘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을 느꼈다. 쥐를 만지려고 할 때 몸의 감각에만 집중하면 생각이 떨어지고, 쥐의 시체에 대한 강한 두려움과 혐오감이 저 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럴 때 쥐를 잡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도 쥐를 건드니까 너무 징그럽고, 그 촉감이 혹시 쥐가 움직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증폭시켜 다시 화들짝 놀라 집게를 던져버렸다. 그럴때는 다시 몸의 느낌을 느끼면서 시도하는 것을 반복했다. 저녁 모임 때 선생님께 말씀 드리니 쥐에 대해 더 이상 징그럽고 무섭지 않고 편안해질 때까지 해봤어야 했다고 하셨다. 느낌을 관찰하려는 의도로 일을 맡았음에도 사실 빨리 그 일을 끝내서 그 느낌을 느끼지 않으려는 쪽에 마음이 더 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생님께서 할 수 있는 만큼 서서히 시도하고 실험하라는 말씀도 와닿았다. 오늘의 감사: 자생님께서 사오신 연근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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