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진선미
1. 산책길(아름다움)
밤에 천을 따라 나있는 산책길의 고요한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주황색 민들레
주황색 신호등
민들레처럼 보일 때쯤
헤진 양말
끝나지 않을 거리
산란하는 빛
꽃씨처럼 날아왔다.
멈춰가는 심장과
흐려져 가는 시야
밤은 깊어가고
눈치 없는 개구리 소리
울려 퍼지는 빨간 구두
불씨는 꺼져 가며
귓가에 가득 찬 생명력
가 없이 야속할 뿐
나라는 느낌-내 성격이라는 것의 실체 살펴보기
영어를 연습 하다보니 사람들과 영어로 말을 할 때 내가 연습용으로 따라하는 사람들의 억양과 말투대로 발음을 하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 개인적으로 놀랐던 것은 나는 그런 성격이 아닌 대도 영어로 말을 하면 따라했던 말투가 습관적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내 성격이라고 여겼던 것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배워온 여러가지 습관 등의 총합일 뿐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나라고 여기는 습관, 성격 등은 태어나면서부터 불변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다.
실험 삼아 한국어도 나랑 다른 사람의 말투를 반복해서 따라하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해졌다. 심지어는, 지금 가지고 있는 말투들 중 몇몇도 이미 내가 원래 하던 말이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있다 보니 저절로 익혀진 것들이다.
이유없는 헌신-내가 하려고 하지 않기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 내가 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되어지는대로 일어나기를 믿고 지금 하는 일에만 충실했다. 잘하고 싶은 의도를 갖지 않으니 마음이 긴장을 덜했고 그동안 배워두었던 지식과 몸에 익힌 운전 습관이 저절로 상황에 따라 일어났다. 전에 봤던 시험은 틀리지 않으려고 의도를 냈다가 긴장을 해서 떨어졌었는데 그 모습과 오늘의 일이 대비가 되어 느껴졌다. 내가 하려고 하지 않고, 평소에 충실히 연습을 하면 때가 되었을 때 행위는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되고 조화롭게 상황이 흘러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오늘의 감사
시험을 잘 보라고 해준 사람들 덕분인지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했다. 예전에는 주변에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많아서 사람들이 나를 저주하거나 안되기를 바랄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이런 얘기를 잘 안 했는데,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그러지 않을 거 같아서 얘기를 했었고 그 덕인지 일이 잘 풀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응원해준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