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진선미

1. 수국(아름다움)

다른 수국과 다르게 보라빛으로 물든 수국이 있었다. 그 색감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짚으로 만든 목걸이

눈 앞에 흔들리는

짚으로 만든 목걸이

옆에 있던 사형수

미동도 없이 서 있다.

누구도 강요한 적 없는,

자연이 떠민 압력 앞에

무기력한 나의 목

목걸이를 걸었다.

숨이 끊어질 듯 말 듯

실낱 같은 희망에

거센 숨을 몰아쉬지만

언젠가는 죽어야 할 운명

내 손으로 당기지 않아도

숨은 끊어지게 되어 있고

인생은, 존엄하게 죽을 지

죽임을 당할 지의 문제였다.

나라는 느낌-주제 품기

살펴보려는 주제가 막연했을 때는 일상에서 판단, 분별하는 마음이 많이 일어났었는데, 근 몇 일간은 주제가 명확해서 그런지 일상에서 주제가 주로 떠올랐다. 주제를 품는 것의 효과에 대해 느끼게 되었다.

이유없는 헌신-주체 확인하기

따듯한 물로 씻던 중, 주체에 중심을 옮긴 상태에서 찬물로 씻어야 한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는 생각이 드니까 찬물로 씻기 망설여졌었으나 혹시 피하는 마음 아닌가 싶어서 다시 한번 찬물로 씻어보았다. 찬물로 씻는 동안 주체는 확인되었고 주체는 몸의 자극에 영향 받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찬물로 씻을 때는 그 과정이 분명하긴 하지만 주체를 확인만 하면 되지, 꼭 찬물로 씻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이 마음에 피하려는 듯한 마음이 조금 남아있는 것 같아서 찬물로 씻는 작업은 조금 더 연장해봐야겠다.

오늘의 감사

적당히 할 수 있을 만큼 일하고 몸에 과하지 않게 흘러갈 수 있었던 하루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