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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18일차:질서에 매이지 않되 질서를 깨뜨리지 않기
by 리타 on 19:37:28 in 일기
오늘 바다님께서 식물 감지연습을 가이드해주셨다. 한바탕 비가 온 뒤 가을색이 완연해진날씨가 너무 좋기도 했고, 함양 수련원의 정원에서는 모기에 너무 많이 물리기 때문에 내가 수련원 밖으로 나가 연습할 것을 제안드렸다. 그러니 바다님께서 동호정으로 안내해주셨다. 동호정에 도착한 후 바다님께서 여러 식물을 대상으로 하는 감지연습을 가이드해주셨다. 그러다가 동호정이 보이니 올라가고 싶어졌다. 정자로 올라갈 수 있도록 난 계단 앞에는 ‘신발을 벗고 올라오세요.’ 라는 팻말이 있었다. 그런데 정자 위에 올라가니 ‘눈으로만 보세요’ 라는 표지가 있었다. 어쩌란 말이야? 순간 주춤했다. 너무 올라가보고 싶었고, 눈으로만 보라는 팻말도 있었지만 신발을 벗고 올라오라는 팻말도 있으니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오늘의 주제가 떠오르면서 상황상 올라가도 큰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으니, 질서에 매이지 않는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하지 못했다. 그 작은 팻말이 마치 철벽의 결계를 친 것처럼 내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게 새삼스러웠다. 동호정 위에 철조망이 쳐져있던 것도 아니고, 누가 올라가지 말라고 소리 지른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언젠가 유투브에서 사람 손에서 슬리퍼를 맞으며 훈육된 사자들이 다 큰 후에도 슬리퍼만 보면 혼비백산하며 도망가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영상을 보며 웃기고 귀여운 한편 내 모습도 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사자들이 어렸을 때는 사육사가 어느 정도 자기들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이고 그래서 사육사가 훈육의 수단으로 든 슬리퍼가 두려웠겠지만 사자들이 큰 후에는 그렇지 않다. 사자들의 힘이나 피지컬은 사육사를 월등히 능가하는데 어릴 때의 경험과 조건에 길들여져 밀림의 왕이라고 불리는 사자들이 슬리퍼 하나를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 오늘 작은 팻말 앞에서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멈춰선 나도 그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꼭 그 팻말을 무시할 수 있었어야 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 팻말과 같이 나를 억압하고 제한하는 많은 외적이거나 내적인 기준들에 매여있을 것이라는 게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질서에 강하게 조건화되고 매여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질서를 지키지만 거기에는 전혀 전체에 대한 감각이 없다. 오직 나의 안위를 위해서 질서를 지킨다. 질서를 지키지 않았을 때 내가 받게 될 불이익이나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오늘 팻말을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 선생님께서 아침 모임에서 질서에 매이지 않되 질서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질서가 왜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질서는 공동체를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 있는 것이므로 그 이유를 알면 굳이 그 질서가 필요하지 않을 때는 고집하지 않고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고,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곧 전체를 보는 눈이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하셨다. 아직 나 하나도 감당하기 버겁다고 느끼기 때문에 주의가 주변이나 전체로는 잘 나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질서란 것이 내게는 억압과 비굴로써 지켜야 하는 것이지 자발과 자유로써 사용하게 되는 대상은 아니라고 느꼈다. 오늘의 감사: 감지연습을 안내해주시면서 동호정과 좋은 산책길도 알려주신 바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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