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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17일차: 끌리는 느낌에 깨어있기
by 리타 on 18:53:32 in 일기
오늘의 진선미: 비오는 날 앵두관 앞에서 노자와의 교감 오늘의 주제는 끌리는 느낌에 깨어있기 였다. 아침모임 때 선생님께서 주제에 대해 설명해주셨다.컵, 나무쟁반, 수저 등을 번갈아서 보여주시면서 끌림이 있는지 보고, 그것을 몸에서 느껴보라고 하셨다. 이 때 설명과 체험을 통해 끌림도 느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침모임이 끝난 후 계속 사물, 상황, 음식 등 끌림이 느껴질 때마다 몸에 경계를 그리고 느껴보았다. 식사 후 내 방에 들어와서 나란히 꽂힌 칫솔 두 개를 보는데 끌림이 느껴졌다. 나는 빨강,핑크색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래서 물건이나 옷도 그런 계열의 색들이 많다. 오늘 본 내 칫솔도 하나는 진한 핑크, 하나는 파스텔톤의 빨강이었는데 둘 다 끌렸지만 그 끌림의 강도가 미세하게 다르다는 것이 느껴져서 신기했다.어제 감지연습을 할 때 하나의 사물 안에도 주의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부분이 있고, 주의를 약하게 끌어당기는 부분이 있어 주의의 세기를 면밀하게 느껴볼 수 있었었다. 이 때의 경험이 적용되어서인지 칫솔을 볼 때도 끌리는 것에 에너지가 더 많이 가고, 덜 끌리는 것에는 주의가 가지 않는 것이 세밀하게 느껴졌다. 어떤 대상에 끌린다는 것은 좋고 나쁜 감정보다는 감정보다는 실재 에너지가 가거나 가지 않는 현상 같았다.
오후에는 바다님께서 감지연습을 가이드해주셨다. 바다님께서 감지연습을 위해 앵두관 창가에 있던 화병 3개와 그릇 두 개, 가위를 가지고 오셨는데 그 중 하나의 화병이 눈에 띄게 예뻤다. 마침 오늘의 주제가 끌림에 깨어있기라 그 끌림이 인식되었던 것 같다. 바다님께 ‘이 화병에 끌림이 있네요’라고 말씀 드렸다. 바다님께서 가지고 온 사물 하나하나를 가지고 감지연습 해보다가, 바다님께서 이제 사물에 간 주의를 느껴본 후 그 주의를 빼보라고 하셨다. 주의를 빼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아 순간 당황했지만 한 번 해보았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감을 잡을 수 있었고 힘을 빼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고 끌리던 화병에서 주의를 약하게 하니 순간 너무 심드렁하게 느껴져서 놀랐다.어떤 대상이 주의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이 끌림이란 현상이고, 그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실재 느끼는 것까지는 할 수 있었지만 에너지를 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화병은 그대로인데 좋아하는 느낌이 사라져버린 것, 즉 대상의 속성은 변화하지 않았는데 에너지를 주고 빼는 것에 따라 덤덤하게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다.대상의 가치는 대상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에너지를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에너지를 많이 주는만큼 귀한 것이 되고, 에너지를 주지 않는 만큼 하찮은 것이 되는 것 같았다. 그 후 바다님께서 이번에는 반대로 에너지를 강하게 주어보라고 하셨는데, 이 때는 감을 잡지 못해 바다님께 질문을 드렸다. 바다님께서 주의가 사물로 흐르는 것이 느껴지냐고 물어보신 후 그것이 느껴지면 거기에 힘을 줘 보라고 하셨더니 할 수 있었다. 대상의 속성을 통해서가 아닌 주의 자체에 힘을 주고 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하나하나 힘을 줘서 바라보는데 그럴수록 사물이 강렬해지고 생생했다. 하지만 에너지를 많이 쏟으니 힘이 들고 애를 써야 하고 머리가 아팠다. 하나의 사물에 에너지를 강하게 주고 나서는 다른 사물로 주의를 옮기는 것이 잘 되지도 않았다. 우리가 어떤 생각이나 대상에 묶여있다는 것도 이럴 것이라고 이해가 되었다. 힘을 강하게 주고나서 빼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가 집착이구나 와닿았다. 선생님께서 오늘 주제에 대해 설명해주시면서 끌림이 있을 때 인식하지 못하면 그것이 집착이 되고, 끌려다니는 노예의 삶을 살게 된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생각났다. 오늘의 감사: 차분하고 친절하게 감지연습을 가이드해주신 바다님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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