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게임 소식지 28호 2019-08.pdf

절실함과 유전적 안테나

AM에서 FM으로 라디오 전달수단이 바뀌면서 FM을 통해 다른 소리에 영향받지 않고 더 정교한 소리데이터의 전달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즉 고주파를 통해 더 강력하고 흔들리지 않는 정보를 전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덕분에 더 멀리 가는 AM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AM과 FM은 특성이 달라 이들을 수신하는 안테나도 특성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마음에도 특정 부분에 더 민감하고 정밀하게 반응하는 유전적 기질적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명예에 민감하고, 어떤 이는 실리에 민감하며, 어떤 이는 정직성에 민감하고, 다른 이는 지배적 특성을 민감하게 알아채게 됩니다.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인 존 바그John Bargh가 한 실험은 그 점에서 의미심장합니다. 우리의 무의식적 안테나가 좋고 싫음을 먼저 구분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연구를 위해 미리 선별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릴 때 가장 우선적인 요소가 ‘정직’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떠올릴 때 맨 먼저 정직이라는 요소를 통해 판단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누구에게나 유독 민감한 부분이 있다. 당신은 너그러움을 중요한 자질로 생각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은 지적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혹은 수줍어하는 정도나 적대적인 정도나 자만하는 정도를 가장 눈여겨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안테나가 자동으로 향하는 방향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우리 연구팀은 수많은 자질 중 한 가지를 골라서 나머지를 대표하는 예로 연구했을 뿐이다.”１)

그런데 이러한 유전적 기질과 같이 타고난 민감한 안테나를, 필요에 따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통찰력게임에서 절실한 주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절실한 주제를 가지면 마음은 그 주제에 대해 민감한 상태가 됩니다. 그리하여 게임 도중 나타나는 무의식으로부터 오는 문장이나 단어, 이미지나 느낌들이, 이 주제라는 안테나를 통해 ‘의식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절실한 주제는 무의식으로부터 오는 방대한 정보와 깊은 지혜를 ‘의식’에 전해주는 일종의 안테나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이 안테나가 더 정밀하고 감도가 높으면 통찰은 더 쉽게 일어날 것입니다.

이원규 두손

１)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청림출판 刊, 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