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진선미: 서울 갔다 오신 자생님의 차 트렁크를 열었을 때 갑자기 펼쳐진 풍성하고 화려한 꽃의 향연. 그 중 태어나 처음보는 백장미의 진한 향기

몸이 좋지 않아 늦은 아침까지 방에 누워 자고 있는데, 바다님이 앵두관에 오셔서 나를 부르셨다. 선생님이 강의 준비로 바쓰셔서 아침모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주제를 바다님이 대신 물어보러 오셨다고 했다. 바다님과 짧은 문답이 오고 가면서 횡성수설 했기 때문에 대화가 끝나고 자책감이 들었다.

백일학교에 온 지 두 달이 되어가면서 바다님과 편해졌고 바다님이 계속 친절하셨는데 왜 그랬지 자책하다가 이야기 하는 동안 내내 아주 방어적인 모드였다는 것이 알아졌다. 방은 어지럽고, 머리는 산발이고, 옷차림도 엉망이었는데 밖에서 부르시니 급하게 나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느낌은 수축되고 조이는 형태로 가슴에 있었고, 계속 대화가 아닌 내 모습이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 그리고 방이나 지저분한 것들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데 주의가 가게 했다. 그리고 항상 이런 위축된 경계모드로 사람을 대하는 적이 많다는 것이, 뭔가 말을 하면서도 내가 왜 이렇게 말끝을 흐리고 개미 목소리로 말하지 할 때도 이런 느낌이 밑에 깔려있었다는 것이 알아졌다. 항상 나를 지키려는 모드에 있었기 때문에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거나 편하지 못했던 것이다.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느낌과 그 밑에 정보들이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와닿았다.

오늘의 감사: 반찬과 식재료와 맛있는 빵을 사와주신 자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