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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110일차: 즐거움
by 푸리 on 23:18:59 in 일기
쓰려던 내용을 모두 적어서 공저자에게 보냈다. 공저자가 내 글을 보고 무척 마음에 들어하고, 고민하던 부분에서 아이디어도 얻었다고 말했다. 내 기준에서는 약간 미흡하다고 생각한 글이었는데, 글 잘 쓰는 연구자한테 그런 평을 받아서 좀 당황했다. 아이와 짧지만 재미있는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다. 가사 속에 "겔겔겔겔겔"이 반복되는; 원시인들이 제사 지낼 때 부를 것 같은 느낌의 노래였다. 아이가 춘 춤도 뭔가 원시적이었다. 귀엽고 웃겼다. 아이의 인생 첫 중간 고사가 이제 10일도 안남았고, 남편도 나도 좀 걱정이 되어서, 남편은 한 마디 하기도 했지만(곧 시험 아니니? 정도), 나는 별 얘기를 안하고 있다. 대신 그 상황에서 자꾸 자동생성되는 생각들을 구경하고 있다. 저렇게 놀면 정말 거의 다 틀리겠는데? 나는 어릴 때 진짜 열심히 공부한 거였구나. 점수가 많이 낮으면 아이가 충격을 받아서 알아서 하겠지? 학교 공부가 중요하긴 한가? 저 정도 공부량이면 한국 기준에서는 흥청망청이어도 세계 기준으로는 평범한 수준 아닌가?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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