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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힘을 기르기 : 우리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멈추지 않고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빼놓지 않고 행하는 이 지속적인 행동을 통해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이 꾸준함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져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터득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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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59일 - 서핑보드와 깨어있기
by 신현동 on 01:19:40 in 일기

 

 

 

 

 

 


오늘의 아름다움

 

2019년 8월 8일 일기입니다

 

주제 : 서핑보드와 깨어있기


오늘 느낀 것

1. 감지 연습 방법을 바꿨다. 눈으로 사물의 경계를 직접 따라그리는 방식으로 하다가 선생님말씀을 듣고 그냥 사물자체를 스캔하듯이 대상을 쭉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경계를 포함하여 느꼈다. 예를 들어 대상이 빈 병이라면 빈병을 마치 속을 물로 채우듯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쭉 느껴가면서 저절로 다른 대상과 구분하였고 따로 경계를 그리지 않고도 대상을 한정지었다. 이렇게 하니 주의가 선적으로 나갈 수도 있고, 평면적으로, 면적으로도 나갈 수 있으며, 어떤 눈에 보이는 형태는아니지만, 느껴지는 형태로 가늘게 두껍게, 마치 에너지 빔을 쏘듯이 자유롭게 조절하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새로운 방식은 주의를 2차원, 또는 3차원적으로 대상을 휘감듯이, 뒤덮듯이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로써 주의를 선으로만 얇게 쓰다가 조금더 넓게 퍼진상태로 쓸 수 있음을 알았고, 또 다양하게 다른 방식으로도 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2. 모든 것은 내 마음 속 세계

화장실을 보다가 문득 내가 이미 내 마음의 느낌의 세계 속에 들어와있음을 알았다. 그렇다는 건 내 몸도 이미 내 마음 속안에 있고, 나한테 일어나는 생각, 느낌 모두 이미 내 안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물이 저 밖에 따로 있지 않듯, 내 생각도 저 밖에 따로 있지 않고 모두 같은 ‘공간’에 들어와있다. 모든 것이 어떤 ‘공간’ 안에 들어와 있음을 어렴풋이 느꼈다. 경험되는 모든 것은 마음 속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3. 몸은 늘 바닥에 닿아있다.

서핑보드 이후에 느낀 것은 지하철에 서있든 버스에 앉아있든, 길을 걷든, 집에서 누워있든 언제나 몸의 일정부위가 바닥에 닿아서 무의식적으로 알아서 중심잡기를 하고 있음을 알았다. 지면에서 떨어져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몸은 늘 중심잡기를 무의식적으로 하는데 의식이 깨어있지를 못해서 제대로된 중심잡기를 못하고 어딘가에 기대거나,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있거나 등을 구부리고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지금 깨어있으면 순간 순간 서핑보드에서 균형잡듯 의자 위에서도, 길 위에서도, 바닥 위에서도 중심잡기가 가능하다.

몸의 입장에선 단 한 번도 지면에 닿지 않는 순간이 없지만, 의식의 입장에선 언제는 닿았고, 언제는 닿지 않고 있다. 그리고 닿아있음을 스스로 느낄 때, 저절로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무의식은 알아서 중심을 잡으려한다. 우리가 이미 늘 지면의 서핑보드 위에 있음을,어쩌면 중력의 서핑보드 위에 타고 있음을 느꼈다.


-서핑보드를 타고 느낀 것


행동 : 서핑보드를 탔다

경험 : 강 위에서 두 발로 보드 위에 올라가 중심과 균형을 잡는 것을 했는데 신기했다. 몸이 저절로 균형잡으리라는 사실을 알지만 생각보다 쉽지않았고 처음엔 몸의 중심이 계속 뒤흔들리니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사실 빠져도 괜찮고 구명조끼도 다 입었는데 위협감 두려움 등을 느낀 것은 아마 몸의  중심이 통째로 앞 뒤뿐만 아니라 온 방향으로 흔들려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보드 위에 어떻게든 머무르는 시간을 길게 가지니 두 발이 보드 위에 서며 발가락과 종아리 근육이 땡기다가 나중엔 몸이 근육들이 서핑보드의 흔들리는 바닥 위에서 중심을 잡게 끔 재정렬 되었다. 몸의 근육들이 재정렬되어 어느정도 중심을 잡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발바닥이 몸에 착 달라붙었다. 

처음엔 보드와 한 몸으로 인식하려고 했고 몸과 보드를 느끼려했으나 나중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보드와 몸이 하나처럼 어느정도 움직였다. 중심을 잡는 것은 내가 아니라 몸이었다. 몸이 저절로 중심을 잡고 불균형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한다. 흔들리는 건 내가 아니라 몸이 흔들렸고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원리는 땅에서도 지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중심잡는 대상이 물에서 땅, 지면으로 바뀌었을 뿐 중심을 잡고 끊임없이 균형과 불균형을 오간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강 위에서 중심잡는 느낌을 땅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땅에서는 한 발로 눈 감고 서 있어보거나, 빠르게 달리는 지하철에서 아무것도 안잡고 그냥 오로지 두 발에 의지하여 움직이는 지면에 서 있어 보는 방법이 있다(논외로 서핑보드에서의 가장 기초적인 중심 잡기 연습을 일상에서 한다면 깨어있는 의식 상태에서 지하철에서 두 발로 아무것도 안잡고 서있는 연습을 해도 되지않을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중심을 잡으려는 과정에서 저절로 깨어있게 되는 것이었다. 그 보드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으면서 깨어있게 되고 그럼 무의식적으로 몸이 균형을 잡아가고 마음도 언제 두려웠냐는 듯이 맑아진다 

깨어있게 되면서 몸이 스스로 중심을 잡고 땅이 아닌 물로 변화된 환경에 맞게 적응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마음도 똑같은 원리로 변화된 환경에 놓여있을 때 깨어있는다면 그 순간에 맞게 적응하고 전체 속에서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을 밟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깨어있지 못하면 평소 습관이나 패턴이 작용하여 보드 위라는 변화된 환경 위에서 적응을 제대로 못하고 계속 휘청거릴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도 깨어있지 못하면 기존의 습관과 패턴대로 작동하여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계속 부딪히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전체와의 조화나 균형을 깨뜨리고 불균형한 상태로 머무르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적어도 현상계를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무의식적으로 존재의 균형을 맞춰가며 불균형과 균형을 오가며 조화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존재 같다. 적어도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인 한 그런 것 같다. 몸이 스스로 보드 위에서 서듯 마음도 스스로 존재의 균형을 잡아간다는 사실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가 부조화나 불균형을 위해서 뭘 하려고 할 필요가 없이 그저 보고 깨어있고 하면 된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었다. 

진정한 나라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한 수단으로 관조하거나 깨어있으라는 것을 이 책 저 책에서 들었다. 어떻게 알 수 있을지 늘 깨어있으며, 늘 바라보며 깊이 들어가봐야겠다

 

통찰 : 깨어있을 때 몸은 땅이나 물위의 보드와 같은 곳에 닿아 있는 두 발과 중력에 대한 지지력을 통해 스스로 중심과 균형을 잡아간다. 마음은 주체와 대상 그리고 느낌을 통해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끊임 없는 변화하는 지금 이 순간, 매 순간 순간 깨어있는 것이 무의식을 통해 의식이 스스로 존재의 균형을 잡아가는 핵심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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