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진선미:

오후 산책하면서 본 감나무의 잎사귀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마치 감나무 전체가 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촉촉하게 빛이 났다. 

선생님께서 주제에 대해 설명해 주시면서 집에 들어갈 때와 마당으로 나올 때 차이를 느껴보라고 하시고, 또 오디관 앞의 잔다밭과 앵두관 앞의 정원 등의 차이도 느껴보라고 하셨다.

하루를 살면서 이렇게 공간이 달라질 때마다 느낌이 변하는 것을 살피라고 하셨다.

감지에 대해 잘 모르지만, 선생님께서 주제에 대한 설명을 해주실 때 이 공간과 저 공간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내면의 느낌으로 잡힌다는 것이 와닿았다. 하루를 살며 여러 공간으로 이동할 때 그 공간에 대한 느낌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공간 속에서 살고 있는데 공간이 마치 없는 것처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에 ‘섬세하게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고, 맛본후 행동한다’ 는 주제를 품고 살았을 때가 떠올랐다. 그 때 의식적으로 듣는 것을 할 때 주의가 확장되고 소리를 통해 공간을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 신선했다. 그 때도 오늘처럼, 공간 속에서 살고 있는데 왜 전혀 인식하지 않고 사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저녁모임 때 선생님께서 이것을 내면에도 적용시켜보라고, 어떤 느낌이 있을 때 그 느낌과 그것을 지켜보는 나 사이에 거리감, 공간이 있다는 것을 잘 느껴보라고 하셨다.

오늘의 감사 : 나태함, 불안함, 걱정 등 나의 성격적 결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선생님께서 계속 마음의 원리로 치환해서 대답해주셨다. 이런 결점들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았고, 마음의 원리가 더 잘 이해되는 것 같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