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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58일차 _ '내가 있다'는 느낌 느끼기
by 저절로 on 20:22:59 in 일기
# 오늘의 진선미 지렁이와의 찐한 경험 이후, 길에서 마주치면 낯설지가 않은 것이 왠지 서로 아는 사이 같아서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요즘 물 만난 지렁이!
# 오늘의 주제 : '내가 있다'는 느낌 느끼기 '내가 있다'는 느낌을 영 모르고 산건 아니고 막연하게는 느끼고 있었지만 한 번도 의식화 해본 적은 없었다. 그 느낌을 막상 정색을 하고 느끼려니 이게 맞나 아닌가 싶은 것이 명확하게 이거다 라고 잡기가 애매한 구석이 있었다. 도대체 이 느낌이 맞는지 누가 증명해 줄 것인가? 서로 속을 까서 비교해 볼 수도 없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기의 존재감을 왜 다른 사람과 맞춰봐야 하나...ㅋ 왠지 나의 경직된 태도 때문에 공부가 거꾸로 가는게 아닌가 싶었다. '내가 있다'는 느낌은 내가 있지 않을 때의 느낌과 비교해 보니 쉽게 잡혔다. 잠에서 막 깨어나서의 느낌이 아닐까. 그런데 이걸 붙잡고 계속 느껴보려고 하니 대상이나 경계에 자꾸 딸려가서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저녁식사 시간에 사람들의 대화를 듣는 동안 계속 '내가 있다'는 느낌을 유지해보려고 애썼다. 처음에는 그 느낌에 집중하기도 하고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유지하려 애쓰다보니 주변의 들리는 말, 내 생각, 내 감정의 느낌과 동시에 있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말도 물흐르듯 지나가고, 내 생각도 떠올랐다 사라지고, 감정도 뜬금없이 불쑥 솟구쳤다 가라앉지만 존재한다는 느낌은 원래 그것들과 상관없이 쭉 기저에 흔들리지 않고 있었다. 명확히 인지하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도 내가 아니고 감정도 내가 아니라 그저 부분일 뿐이란 것이 좀 더 와 닿았다. 이 느낌을 늘 인식하고 생활할 수 있다면 우리가 생활에서 겪는 일들이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일시적인 것이라는 자각이 더 공고해 질 듯하다.
# 오늘의 감사 내 작업실 문제에 대해 정보를 찾아보고 신경써주신 자상하신 도날드님, 하루 종일 식사준비에 애써주시고, 기대하며 먹게되는 높은 퀄리티를 늘 유지하시는 수디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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