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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380일차: 우울이 고통이 되는 과정
by 푸리 on 22:33:12 in 일기
우울은 자주 놀러오는 감정 중 하나이다. 낮에 우울이 왔고 저녁 무렵까지 오락가락하는 우울속에서 보냈다. 바라보려고 노력을 했으나 저항에 물들어 잘 되지 않았다. 우울이 견딜 수 없다고 느껴질 즈음 밖으로 나갔다. 길을 걸으면서, 공기의 온도,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냄새들, 벌레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 강아지들, 여기저기 놓인 공유 자전거들이 일으키는 느낌과 순간순간 올라오는 생각(이미지 포함)들을 관찰했다. 집에 돌아오니 우울이 적절하게 낮아져 있었다. 그 때 눈을 감고 그 느낌을 느꼈다. 갈비뼈 바로 아랫쪽의 복부에 울렁이는 느낌이 있고, 등으로도 무언가 유체가 흐르는 느낌이 있다. 코 끝이 간헐적으로 따끔거렸는데, 눈물이 날 때 느껴지는 류였다. 아마도 울음으로 우울을 해소하기 위한 반응이 아닌가 싶다. 그 느낌이 그렇게 심하게 고통스럽지 않았다. 우울이 왔을 때,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거야?'라고 생각이 올라왔던 게 떠올랐다. 그 생각에 주의가 가는 순간 => 즉 그 생각을 믿는 순간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지금 온 우울 자체가 아니라, 그 우울이 지속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고통이었나보다. 진: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감정이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이, 고통을 일으킨다. 선: 하루종일 푸리의 우울을 같이 지켜보고 도움이 되려고 노력한 남편의 배려 미: 잘 모르겠다. 감사한 것: 에어컨이 내뿜는 시원한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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