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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14일차: 의식적 동일시 연습
by 푸리 on 22:35:59 in 일기
운전을 시작한지 1주일, 대략 13시간째 운전을 했다. 운전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도무지 차와 동일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센서들이 여기저기서 울려대는데, 어느 방향에서 얼만큼 주변과 붙었는지에 대해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도의 의식적 동일시를 거쳐 운전을 하고 다닌다는 사실이 놀랍다. 의식적 동일시와 달리, 수많은 무의식적 동일시들은 너무나 간단하고 쉽게(!) 된다는 것도 신기하다. 살아가는 동안 몸은 계속 바뀌고, 서로 다른 타인을 마주할 때마다 서로 다른 신념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왜 똑같은 “나”라는 느낌이 있는가? 그 다르지 않다고 느끼게 하는 변함없는 요소는 무엇인가? 숙제를 또 한 번 읽어본다. 1주일 전의 "나"는 운전을 아예 못했고, 평생 못할 거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운전을 조금 할 줄 알고, 꾸준히 하면 언젠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그 "나"와 이 "나"는 뭔가 같은 느낌(?!)이다. 오늘도 계곡 물소리를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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