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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175일_ 감지의 이것저것
by 저절로 on 21:27:29 in 일기
# 오늘의 진선미 가벼운 느낌의 산책길
# 오늘의 주제 막대에 달린 검은 비닐봉지가 바람이 들었다 빠졌다 하는데 그 느낌에 내 마음에서 그대로 느껴지고 심지어 비닐봉지가 나 같았다. 내 마음에 그 느낌이 꽉 찬 것인가? 아님 그 순간은 내가 없었던 것인가? 검은 비닐봉지를 내가 본다고 해야 할 지 비닐봉지가 나라고 해야 할 지 그 순간은 애매했다.
감지의 느낌을 “내안에 쌓인 데이터를 본다.”라고 할 때 여기서 “내”가 누군가? 누구에게 쌓인 데이터인가? 그리고 사물을, 아니 느낌의 데이터를 보는 자는 누군가?
‘본다’는 것이 도통 뭔지 모르겠다. ‘본다’는 건 보는 대상과 보는 주체와 보는 행위로 나뉘는데 그 구조로 안 느껴질 때도 있다. ‘본다’ 대신 ‘펼쳐진다?’ ‘드러난다?’가 더 적합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동일시가 되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을 ‘나’로 삼는 거라는데, 그건 어떤 ‘나’를 말하는 건가? 내안의 데이터를 내가 보는 거라면 그것도 ‘본다’고 할 수 있을까? 질문이 오히려 많아진 산책길이었다.
산책할 때 연속적으로 대상의 느낌을 느끼면서 걸으니 느낌을 느끼는 내가 잊혀서 인지 느낌의 꿈속을 걷는 것 같았다.
# 오늘의 감사 오랜만에 전화주신 연로하신 원로화가 선생님, 여러 가지로 걱정해주시고 챙겨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문득 생각해 보니 나는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하는 삶이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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