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진선미

1. 초록 포도(아름다움)

포도 송이에 다 익은 포도알맹이들 가운데 설익은 포도 하나가 미운오리백조처럼 있었다. 뭔가 풋풋하고 돋보이는 느낌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순복

맥박처럼 뛰는 풀벌레 소리
가만히 눈을 감는다.

빛은 흩날렸고
일렁이는 바다에 닻을 던졌다.

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졌고
아래로,
조용히 가라앉았다.

해초같은 머리칼은
대지를 향해 손을 뻗었고
초점잃은 눈은 무채색이 되었다.

방울져 올라가는 기포가
언젠가 하늘에 닿기를

나라는 느낌-진하게 느끼기

마음에 밀침과 끌림이 있을 때 그 느낌을 진하게 느껴보았다. 진하게 느끼니 그 느낌이 온전히 대상화되었고, 순간적으로 대상만 남았는데 그 대상이 일어남으로 느껴지니까 감동적인 마음이 들었다. 나라는 것은 어떤 것과의 동일시이고, 그 동일시를 느낌으로 느껴낼 때 그 동일시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유없는 헌신-행동하고 싶은 마음 멈추기

마음에 일어나는 느낌대로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멈추고 그 느낌을 진하게 느껴보았다. 그 느낌과의 동일시에서 벗어났고 그 느낌이 남아있어도 삶의 중심이 내용없는 나로 옮겨졌다. 그렇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조화롭게 일어나고 흘러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오늘의 감사

다가오는 모든 일들에 순복했으며 모자라고 부족한대로 인정하고 지나갔다. 그렇게 나를 낮추고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던 하루가 된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