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 사랑의 손길로 어루만지기

앵두관에 있는 컵 받침대와 쟁반 그리고 모든 컵과 접시를 다 씻어보았다. 평소처럼 씻으면 설거지거리가 너무 많게 느껴지고 빨리 해치워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하지만 내가 사랑받는다고 느꼈던 기억,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볼 때 느끼는 감정들을 떠올리며 컵들도 그런 느낌으로 대하려고 해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저절로 손동작이 느려지면서 컵을 찬찬히 만져보게 되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천천히 씻어나가면서 전혀 힘들다거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 컵을 소중하게 대하게 되고 그 순간에는 마음에 따뜻한 느낌만 남아있을 뿐 다른 생각들이 크게 끼어들지 않았다. 산책을 나가서 사랑의 손길로 나무를 만져보고 전봇대도 만져보고 내 물건들도 만져보았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만질 때는 그 물건을 세게 다루게 되는데 사랑의 손길로 만지면 살살 다루게 되고 그에 따라 내 마음도 차분히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옷에 붙은 가시들도 그냥 대하면 내 옷을 더럽히는 성가신 것들이지만 사랑의 손길로 대하면 하나하나 떼어내기만 하면 그만이다. 성가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랑하는 느낌이 마음의 본질이라면 내 마음의 원래 상태는 이렇게 차분하고 고요하지만 어딘가 따뜻한 것일 것이다. 이 마음 상태를 언제나 유지할 수 있다면, 특정 상황이 아니라도 언제든 불러낼 수 있다면 마음이 너무 소란하지 않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오늘의 진선미 : 선생님과 저절로님 그리고 내가 모두 힘을 합쳐 나무를 날랐던 과정들이 참 좋았다.

#오늘의 감사 : 산책하면서 듣는 노래가 참 좋았다. 그런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음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