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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 스물 세 번째 일기
by 이하은 on 22:35:09 in 일기
#오늘의 주제 : 끌리는 느낌에 깨어있기 1. 냉장고에 있는 도넛이 먹고 싶었다. 바로 먹지 않고 끌리는 느낌에 집중해 보았다. 처음에는 바로 먹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끌리는 느낌을 느껴보려 했었는데 그렇게 하니 끌림이 더 강해졌다. 먹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끌림을 억눌러서 더 강해진 듯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따 먹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니 끌림이 약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2.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이 두렵다. 특히 빵, 과자 같이 살 찌기 쉬운 음식들을 먹을 때는 죄책감을 느끼며 먹는다. 내가 도넛에 대한 끌림을 연습한 이유도 끌림을 느끼면서 도넛을 안 먹고 싶어지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먹는 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오랫동안 마른 몸에 대한 강박을 갖고 살았기 때문이다. 나는 거울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내 몸이 말라 보이는지, 살이 쪘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거울을 보는데 배에 살이 찐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졌다. 그 때 내가 마른 몸에 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마른 편이어서 주위로부터 말랐다, 여리여리 하다, 날씬해서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았고 그 기분 좋은 느낌에 계속 끌림을 느끼다 점점 집착하기 시작한 것 같다. 어딜 가든 내가 제일 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나보다 마른 사람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얼른 살을 더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이 점점 심해지면서 중학교 때 몇 개월 동안 식이 장애에 시달렸고 지금은 그 때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살에 대한 강박이 심하다. 무슨 일을 해도 항상 살에 대한 생각을 놓지 못한다. 여기 와서도 그랬다. 내가 마른 몸, 정확히 말하면 그 몸매를 칭찬해주는 말에 끌리는 '나' 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이번에는 살에 대한 강박을 놓고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나'가 나타났다. 마른 몸을 좋아하지 말고 강박을 벗어던지라는 나가 생겨나자, 마른 몸을 좋아하는 나가 더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절대 마른 내 모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아까 도넛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했을 때 끌림이 더 강해졌던 것처럼 강박을 갖고 있는 나를 부정하는 나가 생기자 강박이 더 심해짐을 느꼈다. 이렇게 한참을 '나' 라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며 걷고 있는데 순간 큰 개가 나타났다. 개는 덩치도 컸고 나를 향해 짖으며 쫓아왔다. 순간 큰 두려움이 몰려오며 좀 전까지 살에 대해 생각하던 나는 없어지고 얼른 이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나만이 나타나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을 했다. 그 개가 더 이상 쫓아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 나만이 존재했다. 마른 내 모습, 그 모습을 좋아하는 나가 나 인줄 알았지만 상황이 바뀌면 다른 나로 바뀐다. 내 안에 나라는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붙잡고 놓지 못하는 어떤 나의 모습도 극히 일부분일 뿐인 것이다. 그 수 많은 나의 모습들을 상황에 맞게 꺼내 써야 하는 것이지 상황에 맞지 않는 나를 계속해서 붙잡고 끌어오면 내가 괴로워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살 찌지 않아야 하는 나를 시도 때도 없이 꺼내서 붙잡고 놓지 못했다. 밥 먹을 때도, 걸을 때도, 운동할 때도, 공부할 때도,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도 살에 대한 걱정과 어떻게 하면 살을 더 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살이 찌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음식을 먹으면 살찌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에 사로잡혀 현재에 있지 못했다. 하지만 밥 먹을 때는 밥을 맛있게 먹고 있는 나에 집중하고, 운동할 때는 몸을 잘 움직이는 나에 집중하고, 공부할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나에 집중해야 괴로움이 일어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자 강박을 갖고 있는 나와 강박을 없애라는 나를 그냥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둘은 나의 일부분일 뿐 내 전체가 아니다. 그 둘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지 없애야 할 것들이 아니다. 그 것을 없애야 한다는 것조차 또 다른 나이다. 뭐든지 없애려고 하면 끌림이든 저항이든 강해지는 법이다. 살 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냥 살이 빼고 싶어지네 라고 바라볼 것, 음식을 먹을 때는 이 것을 먹어서 살 찔까 두려워 하는 나가 아닌 맛있게 감사히 먹는 나에게 집중할 것, 다른 사람들의 외모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더라도 그냥 기분이 좋아지네하고 지나갈것. 살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그냥 바라 볼 것. 이 것들이 앞으로 내가 연습 해야 할 것들인 것 같다. #오늘의 진선미 : 뭐든지 감사하고 새롭게 받아들이시는 여몽님의 모습 #오늘의 감사 : 나의 오랜 짐이었고,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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