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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 36_마음껏 하기
by 이하은 on 21:17:18 in 일기
#오늘의 주제 : 생각을 끊고 마음껏 한다. 1. 오전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안의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카카오맵에서 21분밖에 안걸린다고 나오길래 별 걱정없이 출발했다. 자전거의 속도감과 바람을 느끼며 신나게 안의로 갔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이 문제였다. 내가 안의까지 가는 길이 쉬웠던 이유는 내가 가는 방향으로 바람이 세게 불어주었고 내리막길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오는 길에는 인식을 못 했었는데 돌아오면서 역풍과 오르막길을 마주하고서 깨달았다. 안그래도 자전거가 뻑뻑한 감이 있었는데 센 역풍까지 더 하니 도저히 자전거를 내 다리로 굴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전거를 탔다가 끌고 걸었다가를 반복했다. 출발 할 때 내가 그린 그림은 돌아오는 길도 쉽게 쌩쌩 달리는 것이었는데 내 계획이 다 틀어진 것이다. 거기다 아이스크림이 녹을까봐도 너무 걱정이 되었다. 몸은 힘들고 아이스크림은 걱정되고 아직 학교까지 많은 거리가 남았다고 생각하니 불안해지고 막막했다. 하지만 그 불안함에 빠지지 않고 불안함과 막막함을 느껴보자고 생각했다. 느낌을 느끼면서 한참을 걸었다. 역풍 때문에 가로막히는 느낌과 아직 먼 거리가 남았다는 느낌에 내가 불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었다. 바람에 가로막히는 느낌은 내가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느낌과 똑같았다. 점점 계획과는 멀어져가는 내 모습을 보며 바람에 가로막히는 느낌과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느끼는 막히는 느낌에 나는 불안이라는 이름을 붙여 그와 관련된 생각과 감정을 점점 증폭시켜갔다. 잘 나갈 줄 알았던 자전거가 바람을 맞아 잘 가지 않게 되어 돌아가는 길이 생각보다 오래걸릴 때와 잘 해낼 줄 알았던 내가 잘 하지 못해 좌절했을 때의 느낌은 같았다. 같은 느낌이지만 내가 더 많은 생각과 감정을 붙인 것은 후자이다. 내 인생이 달렸다고 생각하니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같은 느낌인 것을. 그 느낌에 과도한 생각과 감정을 붙여 합격하지 못하면 죽을 것 같이 여긴 것은 나다. 이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두려워했던 것도 다 내가 만든 생각들이다. 그냥 수많은 날들 중 그런 느낌이 드는 날이 있을 뿐인데 그 느낌에 과도하게 동일시 되어 살았다. 계속 느끼다보면 점점 희미해지는, 그냥 지나가는 것이었다. 다시 오늘 이야기로 돌아와서, 불안함을 느꼈던 이유는 내가 먼 길을 자전거를 끌고 힘들게 가야해서 그런 것보다는 아이스크림이 녹을까봐 걱정되는 것이 더 컸다. 그냥 나 혼자 돌아가는 것이면 내 몸이 얼마나 힘들던 길이 얼마나 남았건 쉬어가면 되니까 크게 상관 없는데 아이스크림이 있으니 그럴 수 없어서 불안했다. 아이스크림이 녹으면 맛이 없어지고 그러면 선생님이나 저절로님이 기대하시는 만큼의 맛이 안 나올텐데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이것 역시도 시험 준비와 관련이 지어졌다. 주변 사람들의 기대나 부모님의 기대, 몇 살까지는 뭘 해야한다는 사회의 분위기 같은 것들만 아니면 시험 준비 기간이 길어져도 사실 크게 상관이 없다. 오래 걸려도 결국 도착하면 되는 것이고 나는 힘들어도 버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부모님께 부담이 되는 것이 가장 싫고, 주변 사람들보다 뒤쳐지기 싫다는 생각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선생님이 실망하시지 않을까, 가다가 너무 힘들어서 선생님께 데릴러 와달라고 말하면 선생님이 얼마나 귀찮으실까하는 생각 때문에 가는 길이 더 불안하게 느껴졌다. 이와 비슷하게 내가 계속 합격하지 못하면 부모님께 얼마나 부담이 되고 실망하실까, 내 주변 사람들은 날 한심하게 보겠지라는 생각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불안을 계속 바라보고 느낄수록 느낌이 점점 사라지면서 정말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크림이 녹는다고 상대방이 실망할 것이라는 것도 내가 만들어낸 생각이고 정말 그렇더라도 내가 먼 길까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사왔다는 것을 더 봐주시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불안한 느낌이 들 때 내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에 집중하면 그 느낌 속에 빠지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만약 시험에 결국 합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누군가의 기대나 시선 때문에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으니 포기해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다시 또 다른 길로 나아가면 어딘가로는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내 안의 느낌들을 느끼고 생각이 정리되면서 긴장도 풀리고 크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니 슬슬 잡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마음이 여유로워졌구나 싶어서 어떻게 하면 다시 걷는 것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자전거를 도로 위 흰 선 밖으로 안 나가도록 맞추면서 걷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렇게 하니 잡생각 없이 또 걸을 수 있었다. 2. 보리수관 아궁이를 뗄 때는 항상 몰입이 잘 된다. 잘 탈 수 있는 나무를 고르고 불의 세기를 보고 나무를 놓는 위치를 봐주고. 내가 집중해야만 하는 상황들이 많아서 그런 듯 하다. #오늘의 진선미 : 아이스크림과 고구마의 조화로운 맛 #오늘의 감사 : 안의까지 내 힘으로 무사히 잘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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