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리] 71일차: 사랑
by 푸리 on 21:23:45 in 일기
감정조차도 탁한 감정과 맑은 감정이 있는 것 같다. 뭔가 당황스럽고 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이, 가만히 느끼며 바라보면 점점 뚜렷하고 단순해지는 것 같다. 깨어있기 심화 과정을 마칠 때 즈음에만 해도 남편에 대한 "나의 감정"이 무척 두려웠다. 그 사람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계속 상처받았고, 그 사람의 그런 모습이 밉고 야속했다. 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거나, 나를 해치는 행동을 하려는 충동이 시시때때로 올라왔다. 71번째 일기를 쓰는 오늘, 오랫만에 만난 남편을 보니, 기쁨과 반가움 같은 것들이 솟아올랐다. 남편은 그동안 자기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와 아이는 신나게 그의 모험담을 들었다. 이 사람이 이렇게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이렇게 자기 이야기를 기꺼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그런 사람이 입을 닫게 만든 게 무엇인지 보였다. 남편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두려웠다. 밖에서 신나게 지내다 보면 나와 아이는 까마득히 잊고 다시는 우리를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니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아무것도 나눌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떤 새로운 경험에도 내가 상처받으니까... 아직은 그 사람이 자주 만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습관처럼 가슴이 찌르르 아프다. 그러나 아픈 느낌이 말과 행동으로 이어지기 전에,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선택하였다. 관성적인 아픔을 "나"와 동일시 하는 대신, 상대의 행복에 대한 뿌듯함을 "나"와 동일시 하기로... 왜 이 사람을 묶어두고 싶었을까. 저렇게 자유로운 모습이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는데... 그의 웃는 모습이 너무나 생경하면서도 기뻤다. 그 사람이 "내 옆에서 행복"해야만 한다고 "믿었는데", 그냥 그 사람이 행복하기만 하면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조금 맛본 것 같다.
|
||||||||
신청분야 또래상담을 위한 통찰력 미니게임 보급, 통찰력게임 키트를 보급하는 딜러교육, 딜러와 미니게임 안내자를 교육하는 마스터 교육 문의 : 홀로스평생교육원 보내실 내용 : 참가를 원하는 분야, 간단한 이력 계좌이체로 후원하실 분께서는 아래 사항을 입력하시고 입금해 주세요. 후원금액 : 청년백일학교 후원 : 1계좌 120만원, 매달 5만원씩 2년간 후원하시면 청년들을 위한 백일학교 장학금으로 쓰입니다(회원으로 가입해야만 후원이 가능합니다). 문의 : 홀로스 평생교육원 청년 백일학교 신청
서브페이지 내용이 나오는 영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