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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52일차: 망상과 질투
by 푸리 on 00:31:26 in 일기
오늘은 아주 부끄러운 이야기를 써본다. 남편은 사회의 기준에서 볼 때 "나"에 비해 지나치게 스펙이 좋았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겨우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사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격지심 때문에 그 사람의 곁이 버거웠다. 올해 깨어있기를 다시 해보자고 마음 먹은 가장 큰 이유도 그 관계가 너무 힘들어서였다. 집착하면서도 곁에 있는 게 힘든 모순 속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오랫동안 망상에 시달렸다. 그 사람 곁에 "그 사람이 사랑하는 A"가 있는 망상이었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가상의 A를 오랫동안 질투하며 살아왔다. 남편도 이 망상을 알았고, 깨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남편이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막혀 지난 주말에 집에 오지 못했는데, 보통 그런 경우 망상이 폭주하고 집착이 올라오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난 주말의 "나"에게는 "A의 망상"이 방문하지 않았다. 대신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A"가 나라는 걸 갑자기 자각했기 때문이다. 2주만에 만난 남편에게 "A"가 나였어!라고 말하자, 남편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즐겁게 근력운동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열심히 "나"를 위해 자료를 찾는 남편의 모습에서, 사랑이 느껴졌다. 방에 돌아오니 망상을 일으킨 신념이 보였다.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데는 외모나 성격 경제력 같은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세뇌였다. 적고 보니 너무 쉬운 건데, 이걸 보는데 20년이 넘게 걸렸다. 남편을 처음 만난 1999년부터 24년을, 곁에 있을 때는 두려워하며, 헤어져 있을 때는 좌절하면서, A를 질투하면서 살았다. "나"가 안쓰러워서 갑자기 눈물이 난다. 글을 지우고 다시 쓰고 하는 사이에 1시간이 훌쩍 지나 다음날이 되었다. 참 쉬운 얘기가 어렵게 써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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