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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51일차: "저 사람은 나와 다르다"는 신념
by 푸리 on 19:11:46 in 일기
"저 사람은 나와 다르다"는 신념... 살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기준 대비 대체로 불성실하고, 거짓말/변명을 잘 하고, 똑똑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럴 때 감정은 화로 시작되지만, 외로움과 슬픔으로 끝나곤 했다. 어제 오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분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이상하게도 반발심이 올라오지 않았다. 시공사 직원이 누수 현장을 철거하러 와서 "원래 이런 일 하는 사람 아닌데..."운운 했을 때, "아 그러시군요. 그런데도 와서 철거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답이 나왔다. 전에는 속으로 '뭐야; 지금 누수가 왜 생겼는데? 니들이 개떡같이 일해서 생긴 누수인데, 철거하면서 생색을 내?' 라고 생각하면서 화가 났을 것이다. 오늘도 그 생각이 올라오기는 했는데, 올라오는 게 보이자마자 갑자기 사라졌다. 옆에서 청소기와 걸레를 들고 청소를 하면서, 작업 과정을 살펴보고 있자니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대화를 할수록 그 분들도 본인 기준으로 "성실하고 정직하고 똑똑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분들이구나" 라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월인님께서 "나"의 기준이 보통 사람들보다 높다고 하셨을 때는, "나"가 자신에게 관대해지고 자신감을 갖길 바라는 의도로 말씀하셨다고 생각했었다. 그 말씀을 들은 후로, 번역도 하고, 책 작업도 하게 된 것도 너무너무 감사했었다. 그런데 "나"에게 관대해지는 것 = "타인"에게 관대해지는 것임을 추가로 보게 된 것 같다. 그러니까 덜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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