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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38일_ 감지연습 24
by 저절로 on 21:58:01 in 일기
# 오늘의 진선미 자식들에게 자신의 밥그릇을 양보하는 우리 목희! 바위에 누워 잠깐 동안의 달콤한 단잠.
# 오늘의 주제 대상을 감지할 때 대상의 이름도 떨어져야 하지만 느낌을 규정하는 생각들, 즉 부드럽다, 매끈하다, 둥그렇다 등도 떨어져 나가야 한다. 느끼다보면 자꾸 느낌의 표현들이 떠오른다 늘 습관적으로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게 표현하고 규정하지 않으면 경험한 느낌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것이 일종의 두려움처럼 느껴졌다. 자아란 것이 결국은 경험의 축적인데 축적할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나를 포기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란 것은 정체도 없이 괜히 스스로를 지키려고 늘 죽을 힘을 쓰고 있다.
느낌도 흥미로운 느낌을 만나면 흠뻑 빠진다. 어린데 미처 다 크지 못하고 늙어 떨어진 오이를 자세히 느껴보았다. 다 느끼고 나니 짧은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았다. 양 끝이 맞다을 정도로 휜 오이의 형태, 매끈하고 오돌도돌하고의 대비, 팽팽한 부분과 시든 부분의 대비, 정체 모를 하얀 점박이들 등 눈길을 끄는 부분들이 많았고 그걸 세밀하게 느끼니 내 몸에서 그 변화들이 다 느껴졌다. 생각에 빠지나 느낌에 빠지나 어떤 스토리에 빠졌다는 데는 마찬가지 인듯했다. 선생님께 여쭤보니 느낌에도 스토리가 있고, 생각도 사실은 느낌에 기반하고 있다고 하셨다. 아하! 생각과 느낌은 반대항처럼 느껴졌는데, 그래서 비슷하게 느껴졌구만. 결국 다 통하는구만....
사실, 대상을 보면 보자마자 ‘이것은 무엇이다’란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시간적 틈을 인식하지 못할 뿐 누구나 대상에 주의를 준 첫 순간은 감각상태이고 그 다음이 감지상태, 그리고 생각의 단계로 발전한다. 이 과정이 찰나 간에 이루어지므로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잘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이렇게 인식의 전체 발전과정이 늘 순간순간 사물 하나를 볼 때에도 재연되고 있음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 오늘의 감사 평온한 하루가 흘러갔다. 도반들의 타인에 대한 기꺼운 배려가 고마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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