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진선미

마트에 들어서자 한적하고도 쾌적함에 기분이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이 들었다.

# 오늘의 주제

1. 검은 프라스틱 일회용 용기의 뚜껑에 요철을 새겨놓았다. 일견 튀어나온 건지(양각) 움푹 패인건지(음각) 헷갈리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때 마음이 움직이며 이 경우, 저 경우를 다 적용해보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원기둥 모양 그릇의 한쪽엔 빛이 강해서 거의 하얗게 반사되어 보이고, 다른 쪽은 시커멓게 평면처럼 보였다. 

이 모호한 사물의 정체에 내적 경험 정보를 적용시키기 위해 의식작용이 검은색 원기둥의 입체로 보려는 노력을 계속 하는 것을 느꼈다.

2. 하얀 조개고동을 느껴보았다. 한쪽 귀퉁이에 검은 점이 있는데, 이것이 뭐가 묻은 티끌인지 깨져서 구멍이 난 건지 애매했는데

계속 이렇게, 저렇게 두 가지 경우를 모두 적용해 보는 의식작용이 느껴졌다.

두 경우에서 보듯 대상에서 느낌이 판별되지 않으면 의식은 불안해한다. 결국 의식은 어떤 식으로든 하나의 느낌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 느낌이 어디서 일어나는지 살펴보았다. 느낌이 대상에서 일어나나? 아니면 마음에서?

대상에 주의를 많이 주면 줄수록 구체적 느낌들이 마구 캐치되었다. 대상에 경계를 그리고 경계 속이라는 대상 전체의 느낌을 느끼면

대략의, 막연한 느낌이 잡힌다. 그리고 디테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그 시각정보에 관련한 구체적 경험치가 점점 다양하게, 진하게 소환됨이 느껴졌다. 

처음엔 느껴보지 못한 대상의 구체적 느낌들이 주의를 주면 줄수록 감지되고, 주의는 결국 내적 경험을 불러오는 창조자처럼 여겨졌다. 

그러므로 느낌은 딱히 대상에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마음이란 것이 따로 있어서 느낌이 마음에서 느껴진다고 하기엔 마음이란 것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다. 다만 느낌이 느껴진다는 사실에서 느낌이 어떤 바탕 속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여겨졌다.

감지연습을 하면서 의식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의식은 주의에 따라 끌려가며 모호한 것을 계속 탐색하며,

모르는 느낌을 아는 것의 영역으로 편입시키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대상을 자세히 바라보고 있자면 언뜻 봤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세밀한 느낌들이 새롭게 계속 생성되고 있음이 느껴져서 흥미로웠다.

주의를 준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 오늘의 감사

은행 창구의 친절한 직원, 고객의 편의를 생각하는 배려가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