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진선미

유용하고도 아름다운 내 손

# 오늘의 주제

생각이 올라오면 한참을 빠져있을 때가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는데 그 시점이 궁금해졌다. 왜 하필 그 순간에 정신이 차려졌을까? 스토리 전개가 끝나고 나서일 수도 있고, 뇌압이 올라가서 무의식적이지만 물리적으로 그 압력이 느껴져서 일 때도 있고, 생각에서 파생된 감정이 일정 수위로 차올라서 일 때도 있었다. 그나마 예전 보다는 좀 더 일찍 알아채게 되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도 하겠다.

오늘 새삼 몸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드는 계기가 있었다. 너무나도 정교하고 알아서 척척 완전한 자동이며, 또 스스로 치유도 해내는, 그리고 또 스스로 사멸할 수 있도록 노화까지 진행하는 그런 대단히 지능적인 몸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전지전능에 가까운 몸을 내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과연 누가 소유한 건가? 스스로 생존하는 몸을 내것이라고 하기엔 내 역할이라고 할 것이 없다. 걷고, 서고, 먹고, 자고.... 내가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 몸이 내가 아니란 사실이 더 분명해지는 것 같다. 

# 오늘의 감사

내 몸에게 무척이나 감사한 저녁이다. 억만금을 주고도 사지 못하는 대단한 몸을 저절로 부여받았다. 무슨 불평을 더 할 수 있겠나? 그저 감사히 잘 보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