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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122일_ 배경과의 동일시
by 저절로 on 20:51:39 in 일기
# 오늘의 진선미 앵두관에 앉아 쉬고 있는 왜가리
# 오늘의 주제 / 배경과의 동일시 고무장갑을 끼고 물에 불린 은행과육을 벗겨냈다. 그 느낌을 느껴보려고 했는데 고무장갑 때문에 답답했다. 내가 고무장갑의 느낌을 느끼고 있는지 은행알의 느낌을 느끼고 있는지 애매했다. 고무장갑을 끼고선 온전한 은행알의 느낌은 결코 느낄 수가 없다. 고무장갑을 통해서 이 은행알의 느낌을 유추해 볼 뿐이다. 아마도 맨손으로 은행알을 만졌을 때의 느낌을 끌어와서 고무장갑 끼고 만지는 은행알의 느낌에 적당히 대입해서 느끼고 있을 듯했다. 우리 의식도 대상의 진정한 모습을 볼 길이 없다. 마치 고무장갑을 끼고 대상을 만지는 것과 같이 늘 내면의 배경에 관계해서 대상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약 고무장갑을 한 번도 벗어본 적 없이 늘 고무장갑을 끼고 산다면 그런 상태로 느끼는 대상이 진짜라고 여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내면에 누적된 경험들에 늘 동일시 되어있어 그 배경을 통해 사물을 보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 오늘의 감사 겨울임에도 한낮의 햇볕은 따뜻하다. 그 덕에 빨래도 잘 말려주고 바깥일도 꽤 오래도록 떨지않고 할 수 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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