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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5일-마음에 '이래야 한다'가 있는지 살펴본다.
by 바다 on 22:09:51 in 일기
-오늘의 진선미 미: 청향관 외부 테라스에서 산을 바라보면서 아름답다고 느꼈다. 아름다움 속으로 깊이 들어가며 하나됨을 느끼려고 할때 사랑의 느낌이 일어났다. 연결감과 기쁨, 충만함이 느껴졌다. 사랑하는 상대를 바라보면 아름답다고 느끼듯이 아름답다는 느낌의 뿌리에는 사랑이 있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오늘의 주제: 마음에 '이래야 한다'가 있는지 살펴본다. 아침에 월인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고민하던 부분들이 많이 풀렸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어하던 지점들이 어떻게 보면 마음 안의 특정 기준틀로 스스로를 평가하며 생긴 부분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의존해왔던, 나를 압박해왔던 기준들에 한발자국 떨어져나와 회의하게 되자 눈물이 났다. 눈물과 함께 가슴에서 일종의 시원한 느낌이 느껴졌던 것 같았다. 그동안 그 기준틀에 의해 쌓인 무거운 감정들이 용해된다고 느꼈다. 이후에 내 마음에 기준이 작용하는지 살펴보면서 지냈는데 '잘 관찰 하려는 의도'가 부자연스러운 느낌과 함께 계속 느껴졌다. 그리고 관찰을 잊어버린 순간 다음에는 '관찰했어야 하는데!' 하는 이래야 한다는 마음이 뚜렷하게 올라왔다. 그러한 잘 관찰하려는 의도 안에는 '월인 선생님께 저녁시간에 이야기 드릴 거리가 많아야 하는데' 하는 걱정과 빨리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 나태해지는 것에 대한 불안 등 여러 마음이 섞여 있었다. 그중 가장 에너지가 크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성장에 대한 욕망이었다. 혹은 그 느낌을 다른 말로 옮겨보자면 '깨달음에 대한 집착'이었다. 지금까지는 깊게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의식적으로 관찰해보니 굉장히 큰 에너지가 느껴졌다. 지금까지 이 기준에 내가 굉장히 많이 의존해왔었다는 알아차림이 올라왔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여러 기준들을 따르는 삶, 부모님이 바라는, 주변 사람들이 바라는 삶이 아니라 계속 수행하는 삶을 살고자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이 기준틀에 에너지가 많이 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기준들은 오히려 자책과 인정으로 이어지며 자아강화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 그 기준틀은 내가 지금까지 통찰 없이 쌓아오기만 했던 지식들, 실천없이 소유했던 지식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더 나아가서는 너무나 사랑하는, 지금까지 5년 간 모시던 선생님의 말씀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기준을 관찰하며 동일시에서 떨어져나오니 눈물이 쏟아졌다. 그 눈물은 오전에 흘린 눈물과는 조금 결이 달랐다. 어떤 것을 떠나보내는 슬픔에 가깝게 느껴졌다.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 슬픔을 느껴보려고 하니 신기하게 눈물이 뚝 그쳤다. 눈물이 뚝 그친게 웃겨서 웃다가 다시 눈물이 났다. 그런 과정들을 겪으니 힘이 쭉 빠졌다. 품고 있던 큰 덩어리를 내보내느라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오늘의 감사: 지곡아주머님께서 여기 혼자 들어와 외롭지는 않냐며 밤만주을 주셨다. 그 마음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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