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진선미 

미: 흐드러지게 핀 벛꽃나무들. 이른 봄에는 이렇게나 많은 벗나무들이 있었다는 걸 몰랐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오늘의 감지 연습: 오늘도 시간관리에 실패하고 때를 놓쳐 제대로 연습하지 못했다. ㅎㅎ

-오늘의 주제: 주의에 주의 기울이기 

이것을 조금 더 체화시키고 싶어서 주제로 선택했다. 그래서 오늘 생활하고 일하면서 주의에 주의를 기울이려 했으나 지속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만 이 상태에 들어갈 수 있었다. 차를 타고 가만히 앉아서 풍경을 바라볼때나 혼자 있는 시간에만 이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고 일할 때는 길게 유지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어떨 때는 주제가 기억 나고 어떨 때는 기억이 안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순간들을 특정지어본다면 보통 분별이 많이 일어나는 순간이었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순간이었다. 그런 순간들 속에는 동일시에 깊게 빠져들었다. 이러한 순간들은 내 안에 쌓인 경험들을 많이 사용해야하는 순간인 것 같다. 그럴때면 보다 더 큰 관성이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동일시 상태에서 벗어나기가 조금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앞으로는 모든 순간 속에서 알아차림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관성을 발견하고 자각할수록 점점 알아차림의 순간들을 늘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선생님 말씀대로 내가 지각하는 모든 대상들에 알아차림이 있어왔다면 의식의 보다 더 본질적인 부분 또한 모든 대상 안에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체험적으로 확인되기는 아직 나에겐 어려울 것 같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언젠가는 발견하고 싶다. 

또 정신적 에너지가 많아졌다가 줄어드는 리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곳에서 뚜렷하게 확인되는 것 같다. 열심히 탐구하고 사색한 후 다음날에는 에너지가 크게 줄어들어 주의력이 고갈됬다. 오늘 아침에도 그래서 모임 할 때 기운 없는 모습을 보여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고갈된 상태로 하루를 지나보니 왜 그럴까? 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너지가 줄어든 것에 저항만 하고 왜 인지 질문은 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저번에 에너지가 없다고 느껴질때는 '나'를 빼고 '왜 에너지가 줄어드는 현상이 생길까?' 이런 식으로 객관적인 관점으로 질문하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을 잠시 잊고 있었는 걸 알게 되었다. 

-오늘의 감사

강물에 비친 벗꽃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주신 선생님 동생분께 감사했다. 벗꽃이 아름답게 핀 곳이 있으면 그곳 근처에 잠시 차를 세워주신 선생님 매부분께 감사했다. 여러 반찬을 사주시고 해주신 두 분 덕분에 냉장고가 가득 찼다. 그 마음에 감사드렸다. 솥단지를 닦아주신 지곡 아주머님께 감사했다. 아주머님께서 머위가 잔뜩 올라온 곳을 알려주셔서 덕분에 반찬 걱정이 없어졌다. 또 이곳에서의 노동이 나에게 버겁지 않고 (아직까지는ㅎㅎ)적당하다고 느껴졌다. 이곳의 수행의 길과 일의 방식이 힘들게 다가오지 않고 즐겁다고 느껴지는 것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