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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33일차 - 지나가버리고 텅 비어버린다.
by 매화 on 21:45:13 in 일기
마음에 불편한 느낌이 일어났다. 느낌을 느끼다가, 느낌속에 빠져있다가를 반복했던 것 같다. 생각을 느끼다가 어느순간 텅빈느낌이 될 때 생각은 일어나고, 공간위에 생각이 떠오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공간의 느낌이 '느껴지는' 것이 의식될 때, 공간의 느낌을 '나'라고 여기는 동일시에서 잠시 떨어지고, 그러다가 또 나를 찾는 의도가 일어나고 그런 것들을 느꼈다. 결국 느껴지는 것들은 대상인데 어느순간 대상속에 있는다. 중심이 어디에 있는가. 주의가 향하는 곳이 아닌 주의를 보내는 곳이 어디인가. 눈은 놓치고, 끊임없이 보이는 것을 자신으로 여기고 있다. '나는 단지 행복하고 싶었다.'는 말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 또한 내가 아니구나, 내것이 아니구나, 내 생각이 아니구나. '일어나는 나'구나 그것을 아는 순간 '서글픈 생각과 허무한 생각'같은 것들이 올라와 잠시 빠지다가 그 또한 느껴지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계속해서 올라오는 것들이 지나가고, 지나갈 뿐이었다. 서글픔, 삶에 대한 미련, 행복을 추구하는 것, 삶이 허무한 것, 무언가가 되고 싶은 것 그 모든 것이 일어난 생각이고 느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면 지나가는구나. 지나가버리고 텅비어버리는구나. 왜 사는지도, 왜 살아야하는지, 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구나, 모르는것도 없구나 그렇게 지나가고, 지나감을 느낀다. '느끼는 나'라는 '주체라는 상'을 끊임없이 상정하게 되는 것 또한 반복된다. 강한 느낌도 이렇게 지나보낼 수 있나 이를테면 엄청난 고통,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런 것들은 너무 크게 다가와서 빠져들어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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