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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32일차 - 돌하르방
by 매화 on 21:03:29 in 일기
새벽에 잠을 설쳐서 1시간 간격으로 잠에서 깼다. 어제 저녁에 버려진 돌하르방을 집에 가져왔는데 그 돌하르방에 대한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분명 왠지 특이해서 가져오긴 했는데 집에와서 보니 섬뜩한 느낌이었다. 새까맣고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에 툭 튀어나온 두눈이 왠지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그 돌하르방의 주위로 어떤 느낌 같은게 느껴지는 것만 같고, 한편으로는 이것도 내 마음의 느낌아닌가 하며 돌하르방과 새벽을 함께 보냈다. 생각이 일어난다. 공포영화에서 본 장면,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그 생각에 대한 믿음이 공포를 만들어내는 걸 알면서도 왠지 귀신이나 뭐가 있을 것 같고 그렇다. 오늘 하루종일 방에서 돌하르방과 같이 있었는데 뭐 집중하고 낮에는 신경도 별로 안 쓰인다. 그런데 자야할 시간이 되자 지난밤 뒤척였던 것, 섬뜩한 느낌이 든다. 나는 왜 돌하르방에 뭐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지, 그 이유는 알수가 없다. 오늘도 돌하르방과 두번째 밤을 보낼 것 같은데 그 두려운 느낌과 다시 한번 마주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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