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2(금)

오늘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하는 마을로 이동한다. 파리에서 바욘으로 가서 생장까지 가는 일정이다. 한국에서 기차예매를 미리해서 신경쓸것 없이 몸만가면 된다.

고 생각했다. 너무 순탄했던 건가. 예전에 기억을 떠올리면 훨씬 긴시간의 여정이였는데 2시간이면 도착하는 일정이 반가웠고 진짜 금방 바욘에 도착했다. 근데..프랑스 남부 바욘bayonne이 아니라 프랑스 북부 바욘bayon에 도착했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프랑스 남부 국경지역이자 스페인 옆동네에 가야했던는데 프랑스 북부인 룩셈부르크 옆동네에 온거다. 이런..바욘과 바욘사이는 기차로 8시간 비행기로 4시간 거리다. 프랑스의 끝과 끝으로 잘못 이동한 훌륭한 내자신.

결국 34만원을 더주고 간신히 야간기차표를 구해서 내일부터 순례길을 걸을 수 있는 bayon"ne"바욘에 가게되었다. 

그래서 잘못 온 바욘 근처 낭시nancy라는 곳에 7시간 체류하게 됐다. 하지만 뜻밖에 선물이었다. 낭시라는 곳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고 도보로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였던 곳이였던 곳이다. 파리의 도시스러운 번집함과 매캐한 공기가 심신을 지치게 했다면 이곳은 유구한 역사와 고풍스러움으로 우리가 유럽왔구나를 말해주며 환대해줬다. 동양인은 우리밖에 없어서 더욱 이국적임을 물씬느끼며 여행했다. 남편은 내 실수에 잠시 당황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이 여행에 최대 수혜자로써 행복해했다.

오늘도 내가가진 대담함이자 세심하지못한 면이 새로운 여행을 하게 해줬다. 세심함을 겸비했더라면 예약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했더라면 오늘 당장 순례길을 걸었겠지만, 대담함 덕분에 실수가 전화위복되어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어떤 상황에도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에너지를 쓰는 자신을 발견. 그외엔 어디에도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면은 감사했다. 그 영향을 남편이 받아서 같이 감상에 젖지 않고 즐거움으로 승화시켜준 것 같다는 생각이 올라온다. 그래도 그래도 세심은 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