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게임 소식지 23호 2019-03.pdf

소리 명상

우리 회원 한분은 깊은 명상 수련을 하는 동시에 400병상을 가진 대형 병원의 원장이자 이사장입니다. 이분에게 이 두가지, 즉 내면으로 향하는 길과 외부의 사회적 활동을 동시에 잘하기는 쉽지 않은데 어떻게 그렇게 잘해나가는지 궁금해져 최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아침에 일어나 도레미파솔라시도 소리명상을 매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걸려있던 문제에 대한 해답이나 힌트들이 마음에서 올라와 해결된다는 것이지요.

자,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첫째, 마음 속 저변에서는 병원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가 늘 깔려있습니다. 이것이 삶의 주제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 ‘아침에 일어나서’라는 말입니다. 잠에서 막 깬 아침 시간은 의식이 아직 활발하게 작동하기 전이고, 무의식의 문이 닫히기 전이어서 마음의 새벽과 같은 시점입니다. 이 아침 시간은 창의성의 본질을 연구한 정신의학자 낸시 앤드리슨이 “졸음이 채 가시지 않은 뇌는 느슨하고 무질서하며,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온갖 착상들에 열려있는 상태”라고 말하는 통찰을 위한 최적의 시간입니다. 세 번째 ‘도래미파솔라시도’ 소리명상 입니다. 우리의 몸은 크게 지성적인 뇌와 감성적인 가슴, 에너지적인 아랫배라는 세가지 커다란 특성을 가진 체(體)입니다. 이 세가지 센터가 원활히 움직이면 가장 최고의 통찰이 일어날 조건이 됩니다. 그분이 하는 아침의 소리명상이 이 세가지 센터의 에너지가 막힘없이 진동하고 순환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뇌는 지성의 중심이며 세밀한 분별이 가능하도록 하는 곳이므로 이 곳이 안정적으로 잘 움직여야 합니다. 가슴은 인체에서 가장 강력한 전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심장이 있는 곳이며 이 심장의 파동은 뇌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미국 심장연구소의 20년간의 연구결과입니다. 따라서 심장이 안정되면 뇌파가 안정되고 그에 따라 심신이 안정되어 통찰을 일으키기 위한 최적의 상태가 됩니다. 배는 복안(腹案)이라는 옛 말에서 보듯이 무의식적 지성을 갖춘 곳이며 활력의 원천입니다. 소리명상을 통해 이 세가지 중추를 조화로운 울림으로 만들어준 것이 문제해결을 위한 통찰을 쉽게 일어나도록 하는 세가지 요소였던 것입니다. 이분은 ‘의도’와 ‘무의식의 문이 열린’ 아침시간, ‘지성, 감성, 에너지의 조화’를 일으키는 소리명상을 통해 통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든 것입니다. 왜냐하면 소리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공명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북은 아랫배를, 징은 가슴을, 꽹과리는 머리를 울려줍니다. 사물놀이가 신명이 나는 것은 이렇게 소리들이 온몸을 울려주기 때문입니다. 이와같이 도레미파솔라시는 우리 몸은 전체를 울려주게 됩니다. 그것이 지성과 감성, 에너지체계를 모두 공명시켜 잠재된 지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통찰력게임은 이 세가지를 어떻게 달성하고 있을까요?

먼저, 통찰력게임은 ‘주제’라는 강력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울리기(감성), 깨어있기(지성), 생명력(느낌, 에너지)이라는 카드 활동을 통해 우리의 지성, 감성, 에너지적 측면을 끊임없이 흔들어깨워 일으킵니다. 마지막으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느낌과 이미지 등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무의식의 문’을 열어놓아 그로부터 올라오는 신호를 파악하려 합니다. 이것이 통찰력게임이 무의식의 지혜를 끌어오는 최적의 조건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원규 두손